전문가 94% "올해 수도권 집값 하락 예상"
일부 아파트 올해 들어 20% 급락하기도
전문가 "부동산 침체 국면 단기간 반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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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반등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수도권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정부의 1·3대책 등 전방위적 부동산 정책으로 거래량이 일부 회복되면서 수도권 집값 하락폭이 줄고 있지만 전세가격 하락, 미분양 급증 등 심각한 변수들은 여전히 산재해있다. 이런 상황에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 아닌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2~26일 사이에 진행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올해 집값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90%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응답자 유형별로 봤을 때 건설·시행·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부동산 시장 전문가의 95%가 올해 전국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결과였던 36%에 비해 급등한 수치이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전문가 및 중개업자 94%는 올해 수도권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하락폭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 전문가 중 21%가 3~5%, 26%가 5% 이상 하락을 예상했다. 중개업자의 경우 24%가 3~5%, 35%가 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개업자가 수도권 집값 하락률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주택가격 하락기에 시장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새해가 시작된 지 석달 가량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실제 서울 곳곳에는 전문가들의 예상 하락폭을 상회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1월 중순 18억원에 거래됐던 9510가구 규모 대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중순 16억5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들어 8%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말 23억1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달 21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두 달 새 가격이 7.79% 이상 떨어졌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가장 앞에 위치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 1월 5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4억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20%라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이 가장 컸으며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 또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KB경영연구소는 올해 주택매매가격이 4.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여 체감경기는 더욱 침체될 수밖에 없으나 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할 경우 일부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수도권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와 의견을 같이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여전히 고점에 대한 인식이 높고 금리인상 추이가 멈추지 않았다"며 "부동산 침체 국면은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설문 조사의 방향성과 결과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