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파주시 여성인권 사각지대 해소 ‘올인’…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7 01:34
[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일과 돌봄과 안전이 공존하는 파주. 이는 민선8기 파주시가 지향하는 여성친화도시 모습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여성이 살기 좋은 파주를 만들기 위해 새해부터 고삐를 바짝 조였다. ‘여성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파주시’를 약속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에 앞장섰다.

‘여성 중심 더 큰 파주’를 강조하며 김경일 시장은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을 새해 1호 결재로 처리했다 20년 가까이 잠자고 있는 이른바 ‘성매매 처벌법’을 수면 위로 올려 성매매 행위자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시설 종합 단속을 진두지휘했다. 시민사회는 6.25 전쟁 이후 지금까지 유린된 여성인권이 회복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파주시 성매매집결지 걷기대회

▲파주시 성매매집결지 걷기대회. 사진제공=파주시

파주 연풍리 소재 성매매 집결지

▲파주 연풍리 소재 성매매 집결지. 사진제공=파주시

◆ 성매매 피해자 지원부터 서한문 발송까지…풍선효과 차단

김경일 시장은 성매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고민했다. 파주시는 이에 따라 ‘성매매 피해자 지원 등 자활지원’ 조례안을 마련하며, 진정성 있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들이 성매매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고, 파주시는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생계비 △주거비 △직업훈련비 △자립지원금 등을 지원방안에 담아냈다. 최근 1년간 성매매 피해자로 확인된 사람이 지원 대상이다.

실제로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던 A여성은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먹고 살기 위해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 제3의 성매매 피해자를 막기 위해 파주시는 성매매 집결지 건물주에게 직접 서한문을 보냈다.

‘성매매 처벌법’에 따라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토지나 건물을 제공하면 해당 행위로 얻은 재산을 몰수한다는 사실을 재산 소유자에게 직접 알리며, 성매매 피해자와 가해자를 사전에 막는데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풍선효과 때문이다. 성매매 집결지가 사라지더라도 성매매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우려에서다. 파주시는 성매매 음성화 문제를 막기 위한 4단계 추진 전략을 세우며 종합적인 점검에 나섰다.

오는 2025년까지 성매매 집결지 완전 폐쇄를 목표로 △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을 함께 만드는 ‘여성길’ 걷기 행사 △성매매 집결지 폐쇄 백서 발간 △주거시설과 문화공간으로 도시재생 △CCTV 상시 감시체계 구축 등을 구상하고 있다.

파주시는 파주경찰서, 파주소방서와 함께 성매매 집결지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성매매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처벌에도 머리를 맞댔다. 김경일 시장은 "기존 사회복지 정책으로 성매매 피해자를 바라보면 안된다"며 "성매매 여성만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고려한 총체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매매 여성 개인을 넘은 성산업화 구조를 단계별로 혁파하고 성매매 수요 근절과 여성인권 향상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사회안전망 구축을 약속했다.

파주시 성평등영화 상영

▲파주시 성평등 영화 상영.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폐쇄 벤치마킹

▲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폐쇄 벤치마킹. 사진제공=파주시

◆ 성평등 영화제부터 역사관 건립까지…여성친화도시 3년 ‘비전’

파주시는 작년 10월 파주읍 문화극장에서 성평등 영화제를 진행했다. 이때 상영한 ‘죽여주는 여자’는 젊은 시절 성매매에 종사하다 노년기에 접어들어 탑골공원 일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 이야기이다. 영화를 계기로 시민은 성매매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성매매를 실질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에서 인권단체에 시민이 모여 관련 생각들을 공유했다.

여성친화도시로 3년을 맞이한 파주시는 여기에 새로운 비전도 제시했다. 성매매 집결지를 중심으로 여성인권 역사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여성인권이 유린된 현장을 기억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복안이다.

다음 세대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성매매 문제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파주시는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인권단체와 예술가도 힘을 합치면서 도시재생과 여성인권 향상, 문화도시 세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매년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로 리본(Re-Born)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여성친화도시인 파주시도 새로운 ‘리본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덧셈과 상생의 여성공동체를 꿈꾸는 파주시가 성매매 집결지를 완전히 폐쇄해 여성과 문화, 사회안전망을 잇는 ‘여성 중심 더 큰 파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방침이다. 2023년 김경일표 여성인권 사각지대 해소는 현재 무척 빠른 속도에 강력한 추진력으로 진행형이다.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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