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키워드...한일-상업 간 '균형', '영업통'
'상업 출신' 박화재 사장,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 거론
우리금융 부사장, 우리은행 그룹장 깜짝 발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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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자회사 인사는 물론 조직에 전방위적인 ‘쇄신’을 단행한 가운데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상업은행 출신인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이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임 내정자는 정기주총 직후 사외이사들과 함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한다. 우리금융은 주요 보직자 3, 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추위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연말까지이나,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의 경우 임 내정자 선임 직후부터 거취를 두고 여러 관측이 오갔는데, 그룹의 2인자인 이 행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임 내정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우리은행장도 새로운 인물로 선임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임 내정자가 전날 단행한 자회사 CEO 인사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차기 우리은행장 역시 탕평과 전문성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기조를 감안할 때 상업은행 출신인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과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이원덕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었는데, 차기 행장에 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발탁될 경우 임 내정자 입장에서는 조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 중 김종득 사장은 1990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본점영업본부장, 검사실 본부장, 자금시장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를 거쳐 2020년 3월부터 우리종금 사장을 맡고 있다. 약 30년간 우리은행에서 영업, 자금업무,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우리종금 사장 취임 이후에는 IB를 중심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종득 사장은 1963년생으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내정자(1964년생),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1965년생),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내정자(1966년생),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이사 내정자(1964년생) 등과도 연배가 비슷하다. 다만 그간 우리금융 자회사 CEO를 지낸 인물이 우리은행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없다는 점은 변수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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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
박화재 사장의 경우 1961년생으로 앞선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 이원덕 행장(1962년생)과 비교했을 때 세대교체 측면에서는 다소 메리트가 크지 않다. 다만 박 사장이 우리금융의 대표적인 여신 전문가이자 영업통이라는 점은 강점이다.
박 사장은 198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주택금융사업단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 상무,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다. 2022년 2월부터 사업지원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임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한편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하고,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을 배치했다. 이러한 조직을 고려했을 때 김종득 사장, 박화재 사장 등 그룹 내 주요 영업통을 우리은행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도 이원덕 행장이 유임되는 쪽으로 알고 있었는데, 결국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행장 인선을 두고 정리가 안 된 것 같다"며 "우리금융은 상업은행, 한일은행 출신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차기 행장 선임을 두고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인물 외에 우리금융 내 부사장, 우리은행 그룹장을 지낸 인사들이 우리은행장에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