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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
10일 미 에너지정보청(EIA)가 이달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STEO)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1188만 배럴에서 올해 1244만 배럴로 56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미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 ‘세라위크’ 참석자들도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5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셰일 붐’에 힘입은 미국 산유량은 전성기였던 2017∼2019년까지 연 100만 배럴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그 덕분에 중동산 석유에 의존해 오던 미국이 지난 2019년 70년만에 처음으로 석유 순수출국으로 오르기도 했다.
내년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EI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산유량은 하루 평균 1263만 배럴을 기록, 증가량은 20만 배럴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라위크에 참석한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의 정점은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미 셰일 생산이 조만간 정점을 찍게 될 것이란 관측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미 최대 독립 셰일 생산기업인 파이어니어 내츄럴 리소시스의 스콧 셰필드 CEO는 지난 1월 "미국 셰일의 공격적인 성장 시대는 끝났다"며 "셰일은 더 이상 스윙 프로듀서가 아니다"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한 바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유전 고갈 등의 이유로 미 에너지 기업들이 올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달 초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건비와 부품 비용 등이 20% 가량 증가했다.
또 최근 기업데이터 분석업체 플로우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최대 셰일 유전지대인 텍사스·뉴멕시코주 일대 퍼미언 분지의 델라웨어 지역에서 상위 10% 고품질 유정의 원유 생산량은 2017년 대비 평균 15% 줄어들었다. 다른 분석업체 노비 랩스에 따르면 평균적인 셰일 유정의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에너지 기업들이 산유량을 늘리기 위해선 새로운 시추가 따라야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석유 기업들이 추가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셰일 생산량이 정점에 달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자 글로벌 석유시장의 패권이 다시 OPEC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랜스 CEO는 "세계가 "1970∼1980년대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에서 OPEC의 비중이 현재 30%에서 5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셰필드 CEO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가 향후 25년 동안 글로벌 석유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사우디는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를 방문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부 장관은 "에너지 시장에서 사우디는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동맹국들과 함께 OPEC+ 합의 이행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