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제버거 '자니로켓' 라이선스 종료 매장 철수
코로나 여파 점포 줄고 경쟁사 브랜드 가세 영향
가성비 인기 '노브랜드' 집중…연내 250개로 확대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 전북도청점 전경. 사진=신세계푸드 |
22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기존의 미국 정통 수제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이 입점해 있던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센텀시티점, 성수점 등 매장 3곳을 포함해 국내 매장을 전부 철수했다.
지난 2011년 자니로켓 국내 사업권을 획득한 지 약 12년 만에 지난달 미국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도 종료했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3월 라이선스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해 5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 역시 자진 철회해 자니로켓 사업 철수가 예고된 바 있었다.
신세계푸드는 초기에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자니로켓과 함께 가성비를 갖춘 ‘노 브랜드 버거’의 투 트랙 전략으로 국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자니로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즐겨 먹는 버거로 이른바 ‘정용진 버거’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 국내 1호점 출점과 함께 내놓은 오리지널 햄버거 단품 가격은 8500원으로 고가에 속했다. 당시 맥도날드·롯데리아 등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버거 단품가격 평균 3000~4000원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프리미엄 가격대였다.
높은 제품 가격에도 2010년대 본격화된 수제 버거 인기를 바탕으로 2016년 직영점 외 가맹사업도 시작하며 이듬해에는 매장 수 30여개까지 덩치를 키웠다. 경쟁업체였던 SPC그룹의 쉐이크쉑(5개)보다 우위를 보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타를 맞으면서 지난해 11월에는 매장 수가 전국 5개로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6월 10개 수준에서 5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신세계푸드가 자니로켓에서 이렇다 할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프리미엄 버거 경쟁자들이 속속 올해 진출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이자 자니로켓 사업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로 글로벌 수제 버거 브랜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가 이달 중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아시아 1호점을 내고, 한화솔루션에서 독립한 한화갤러리아의 김동성 본부장이 유통 신사업의 하나로 미국 3대 버거인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와 오는 6월 강남에 1호점을 선보인다.
게다가 SPC도 4월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부산 1호점 이후 4년 만의 쉐이크쉑 신규 매장을 내고, 지난해 상반기 bhc가 국내에 들여온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도 조만간 3호점을 여는 등 프리미엄 버거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세계푸드가 현재 경쟁력을 확인한 ‘노 브랜드’ 버거 중심으로 버거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신세계푸드도 기존 미국 정통 수제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 사업을 마무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노브랜드 버거’로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신흥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만큼 가성비를 무기로 한 ‘노브랜드 버거 키우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한편, 출시 5년차에 접어든 노 브랜드 버거는 매장 출점에 초점을 맞춰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오고 있다. 그동안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해 주요 상권·대형 매장 위주로 출점을 이어가면서 2019년 서울 홍대 1호점 이후 1년 8개월 만에 100호점을 넘어섰으며, 올해 1월 200호점을 돌파했다.
또한, 높은 임대료 여파로 최근에는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가나 학원가, 대학가로 사업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영남·충청권은 물론 최근 호남지역 첫 매장 ‘전북도청점’을 개장하는 등 서울·수도권 바깥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호남지역 내 가맹점 확대와 함께 연내 전국 250호점을 목표로 매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