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업계, 소송은 '앙숙', 실적은 '동반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12 15:25

휴젤·메디톡스·대웅제약 3사, 소송전 '치고받기'
작년 톡신 실적은 나란히 역대 최대 '어깨동무'
해외실적 확대 기대감 속 판결 결과 따라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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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보툴렉스’(왼쪽부터), 메디톡스 ‘코어톡스’, 대웅제약 ‘나보타’. 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일상회복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업체간의 소송전이 글로벌 시장 성장과 국내 사법부 판결의 구체화를 계기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소송 결과에 따라 업체간 실적 희비와 시장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보툴리눔 톡신 업체로 불리는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은 모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가운데 올해에도 지난해를 능가하는 실적이 전망된다.

휴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17억원, 영업이익 10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1.5%, 7.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매출과 실적이다. 이로써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매출 1위 기업의 지위를 다졌다.

휴젤의 호실적은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매출이 중국, 유럽, 태국, 브라질 등에서 급증하며 전년대비 28.9%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 휴젤은 유럽 16개국에서 추가로 톡신 제제 품목허가를 획득해 유럽 진출국을 36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중 허가 획득과 현지 출시가 기대되고, 지난해 허가를 획득한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전년대비 6%, 35% 각각 증가한 1951억원의 매출과 467억원의 영엽이익을 올렸다.

메디톡스는 2019년 205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래 코로나 기간동안 2000억원 아래로 밑돌았지만, 올해에는 2000억원 회복을 넘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이다.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해 내성 발현 가능성을 낮춘 국내 유일의 톡신 제제 ‘코어톡스’가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고, 올해 중에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뉴럭스’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승인도 기대된다.

나아가 비동물성 액상 톡신 제제 ‘MT10109L’에 대해 올해 중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고, 세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할랄’ 인증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 완제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유일하게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나보타는 지난해 1421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80% 성장하며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미국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며 미국 미용 톡신 시장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올해에는 호주,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신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대웅제약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42만7000주를 모회사 대웅에 매각하고 이 자금을 나보타 신규공장 건설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메디톡스와의 소송전에서 정면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각각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는 이유로 메디톡스에 의해 제소돼 현재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메디톡스는 국내 민사 1심 판결에서 대웅제약에 대해 승소 판결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휴젤과의 국제무역위원회(ITC) 행정소송에서도 승소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은 나보타 제조·판매를 금지시킨 국내 민사 1심 판결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고 있고, 휴젤은 ITC 행정소송과 별개로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메디톡스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하는 등 맞서고 있다.

업계는 일상회복과 고령화 등으로 성장잠재성이 큰 톡신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이 더욱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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