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인수절차 중단..."주주가치 부정적 영향 고려"
하이브-카카오 "플랫폼 관련 협업방안도 합의 이뤄"
카카오, 26일까지 주당 15만원 공개매수 예정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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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 현판의 모습. 연합 |
하이브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측은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대항 공개매수(2차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하이브 측은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카카오와 합의함과 동시에 양사(하이브, 카카오)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했다. 하이브의 인수 중단으로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에서 앞서 공개한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사퇴한다.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의 협의 중이다. 다만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브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사들인 지분 14.8%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도 결정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의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SM의 글로벌 IP(지적재산권)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구상이다.
이번 인수전은 SM엔터의 현 경영진이 지난달 3일 이수만의 단일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벗어나 멀티제작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SM 3.0’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월 7일 SM엔터 이사회는 카카오에 제3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약 9.05%를 확보해 이수만에 이어 2대 주주로 부상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수만이 하이브와 손잡고 자신이 보유한 SM엔터 지분 14.8%를 4228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SM엔터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와 하이브 간에 대결로 비화됐다. 하이브는 이수만과의 계약과 동시에 소액주주가 보유한 SM 지분을 주당 12만원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전했다. 결과적으로 SM 주가가 12만원을 훨씬 웃돌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했다. 카카오는 하이브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이달 26일까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결국 이날 하이브와 카카오가 극적 합의에 성공하면서 그간 과열 양상을 보이던 SM 주가도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닥시장에서 SM 주가는 작년 말 7만6000원에서 이달 10일 14만7800원으로 2배가량 급등했다. 다만 최근에는 2거래일 연속 하락해 카카오의 공개매수가격인 15만원을 하회했다. SM 주가는 이달 10일 하루새 4.58% 급락했다. 카카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적으로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SM은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한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SM은 3.0 전략을 통해 2025년 주가 36만원,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