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SM 막차 탄 주린이는 웁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13 10:46

윤소진 산업부 기자

증명사진

▲윤소진 산업부 기자.


"갑자기 극적 합의라니 하한가 계속되면 어쩌죠?" "공개매수로 물량 다 넘길 수 있을까요?" "여기 16만원에 물린 사람 없죠?"

SM인수전 종료 소식이 발표되자 SM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쏟아져 나온 질문들이다. 대부분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급등한 SM 주식에 투자를 결정한 개인 투자자들이다. 카카오가 15만원에 공개매수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어느 정도 주가 방어선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도 많지만, 유통 물량을 공개매수로 전부 소화할 수 없어 주가가 급락할 경우 일부 투자자들의 손해는 예견된 일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경쟁이 시작된 이래 SM 주식은 60% 이상 급등해 지난 8일 장중 16만1200원까지 올랐다. 누가 경영권을 차지하던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일 결국 하이브는 SM인수를 포기하고, 카카오는 하이브와 파트너로서 다양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SM 주가는 하락세에 마감해 현재 13일 오전 10시 34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8.81% 하락한 12만원에 거래 중이다.

하이브, 카카오 등의 지분을 제외한 유통 주식은 전체 지분의 70% 수준이지만, 카카오의 공개 매수 물량은 전체 35% 규모인 833만3641주에 불과하다.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청약 물량이 대거 몰리면 카카오는 안분 비례해서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공개 매수를 원한다고 해도 보유 주식 모두를 15만원에 팔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응해 투자 차익을 거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인수 경쟁으로 급격히 오른 SM 주식은 적정 거래가를 찾아 하향 안정화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카카오의 경영권 확보 소식은 기업 가치 상승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지속된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게 됐으며, 카카오라는 빅테크 공룡과의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인수 경쟁 과정에서 정작 K팝 팬들의 의사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는 사실이다. 실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향한 권리 행사를 위해 SM에 투자를 결정한 팬들도 무수히 많다.

SM이라는 기업의 정체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또 카카오와 SM의 ‘정보기술(IT)+지식재산권(IP)’ 라는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카카오는 SM 인수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와 SM이 엔터 사업의 본질인 소속 아티스트와 팬덤,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의 주주 가치 제고를 고려한 방향으로 K-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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