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87.7% "계획있거나 관심"…목적은 ‘주택구입’
비정상적 시세서 5억 이하 하락후 매수 의사 늘어
전문가들 "금리정책 등 방향 따라 적절히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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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빅데이터앱 직방이 앱을 통해 설문조사한 결과 특례보금자리론 이용 계획이 있는 사람이 87.7%로 나타났다. 직방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신혼집을 알아보던 A씨는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가 전세사기가 극성인 것에 대한 우려와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을 놓칠 수 없어 5억원 이하 아파트 매수를 고심하고 있다. 무주택자로서 소득에 상관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후 부동산 시장 내 수요자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매수 분위기 형성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부동산 빅데이터앱 직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이용 계획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87.7%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서 기존 보금자리론,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의 주택담보대출을 통합해 만든 상품으로 1년간 한시 운영된다. 소득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LTV 80%(최대 5억원까지), DTI(총부채상환비율) 60%가 적용되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건은 따로없다.
HF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된지 한 달만에 신청자 7만7000명, 신청액은 17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년간 공급 목표의 44.2% 수준이다.
이러한 흥행을 반증하듯 직방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보름간 어플리케이션 접속자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인원 1812명 중 87.7%가 이용할 계획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지역은 인천(89.4%)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오션뷰’가 있는 남동구 아파트 단지들이 지난 2년 전까지 84㎡(약 33평) 기준 6~7억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4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또한 서울과 인접한 계양구 아파트들도 84㎡(약 33평) 아파트가 6억원대에 지난 2년간 형성되다가 올해부터 4억 초반대로 거래되기 시작하더니 가격이 고착화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시세에서 가격이 하락한 틈에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재차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수요자들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특례보금자리론 이용 목적은 주택구입이 84.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7~8%대 금리 상단에 허덕인 차주들이 대출상환 용도로 활용했지만, 이제는 떨어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주택 구입 예정자들이 매수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에 해당하는 20~30대 90% 이상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그중 주택 가격은 5억원 이하가 82.9%로 가장 많았다. 5억원 초과~7억원 이하는 11.6%, 7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5.5%로 나타났다.
A씨 경우를 살펴봐도 목돈은 없지만 일정 소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부부합산 소득 제한이 없다는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을 고민하고 있다.
이왕이면 학군 및 교통 인프라가 이미 구축됐으면서도 추후 재건축까지 기대할 수 있는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59㎡ 기준 5억원 아파트를 노려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노원 지역에서 최근 안전진단 통과 단지들이 대거 나오면서 많은 관심들이 이어지며 호가를 올린 분위기지만, 여전히 발품하면 49㎡(약 21평)와 59㎡(약 23평) 등 모두 5억원대에서 협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 중엔 ‘금리가 높은 것 같다’는 응답이 55.2%로 가장 많아 여전히 4%대 금리가 높다는 반감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소득요건에 제한이 없다는 점과 고정금리 상품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최근 주택 매매시장 약세로 매수세가 적고 금리인상 기조가 주춤해지고 있어 메리트가 예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특례보금자리론을 고려하는 수요자들은 대출 목적과 향후 부동산 시장 변화, 금리 정책 방향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