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월 이지스 수시 검사 진행...'부동산 펀드 1위'
삼성, 미래에셋 등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도 검사 가능성
운용사들 표정관리..."이미 상시 모니터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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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펀드 순자산총액 1위 이지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데 대해 자산운용업계가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금감원이 부동산 시장 동향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만큼, 향후 또 다른 부동산 전문 운용사가 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각 운용사들이 금감원의 동향, 펀드의 위험성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어, 특별히 신경쓸 일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1일까지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 전반을 점검하는 종합 검사가 아닌, 특정 부문만을 살펴보는 수시 검사 형태였다.
앞서 지난 2월 15일 금감원은 올해 검사 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체계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에 올해 금투사 대상 금감원 정기 검사는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부실 점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수시 검사이긴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이 올해 첫 자산운용사 검사 대상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9일 기준 전체 자산운용사 중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 1위(24조2558억원)로, 대부분의 투자가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에 집중된 대체투자 운용사다. 금투업계에서는 이번 검사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상황과 자산 부실화 우려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에 대한 검사가 진행된 것은 맞지만, 어떤 항목을 검사하는지는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검사 결과는 추후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운용사들은 금감원의 다음 검사 대상이 누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에 이은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 규모 2위는 삼성SRA자산운용(12조2140억원),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11조8131억원), 4위는 마스턴투자운용(7조6849억원)이다. 종합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을 제외하면 나머지 운용사 모두 부동산 중심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분류된다.
이미 금감원 측에서는 증권,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금융투자회사에 대해 올해 4회의 정기 검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중소형사라도 수시 검사를 통해 위험 요소가 확인될 경우 정기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 운용사들은 표정관리 중..."상시 모니터링 지속, 특별히 준비할 건 없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의 검사와 별개로 일정 규모 이상의 운용사는 금감원 동향과 자체 펀드의 위험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에서 검사가 진행되더라도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지스가 대체투자에서 독보적인 1등이기도 하고, 최근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금감원의 타깃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며 "경쟁사가 검사받았다고 해서 뭘 더 준비할 것은 없으며, 검사가 나오면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하강에도 부동산 펀드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전체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165조7961억원이다. 고금리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161조2856억원)에 비해 4조원가량 커진 상태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신용 불안 및 고금리 위협이 불거지기 전인 작년 3월 말(142조7279억원)에 비해서도 큰 규모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불안해졌을 때 자산운용사는 증권사나 건설사에 비해 비교적 타격을 덜 받는다"며 "같은 대체투자 중심 운용사라도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운용사는 오히려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