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행장 유력' 박화재 사장, 윈피앤에스 대표 내정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우리은행 현지법인장 교체
임 내정자 다음주 공식 취임...행장 선임절차 착수
그룹 부사장-은행 부행장, 행장 승진 가능성 열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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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다음주 취임을 앞둔 가운데 우리은행과 관계사가 CEO(최고경영자) 인선을 단행하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의 후보군도 압축되는 모양새다.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화재 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이 우리은행 관계사인 윈피앤에스 대표로 발탁됨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차기 행장으로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은행 그룹장을 지낸 인물을 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과 관계사는 각각 현지법인장, CEO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화재 사장은 우리은행 관계사인 윈피앤에스 대표에 내정됐다. 원피앤에스는 우리은행 행우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부동산자산관리, 도로 및 터널 관리, 인테리어 및 가구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우리은행 주요 현지법인장도 교체했다. 정석영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에 발탁됐으며, 박종일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으로, 우병권 우리금융 부사장(준법감시인)은 중국우리은행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황규목 우리금융지주 브랜드부문 부사장은 W서비스네트워크 대표로 내정됐으며, 신광춘 전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집행부행장보)은 윈모기지 대표로 발탁됐다. 윈모기지는 2005년 3월 우리은행, 윈피앤에스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현재 우리은행과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우리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및 자동차대출을 위탁 판매하고 있다.
W서비스네트워크는 2005년 설립 이후 은행 통합 물류관리, 인력파견 등을 주력으로 한다. 윈피앤에스와 우리은행이 각각 47.48%, 4.9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번에 내정된 인사들은 각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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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지난주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제외됐던 전현직 부사장, 집행부행장보 등 임원급들이 관계사 및 현지법인으로 이동하는 내용의 인사가 이뤄지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오를 인물들도 소수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장 인선에는 임 내정자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행장으로 유력시됐던 박화재 사장이 윈피앤에스 대표로 내정됨에 따라 차기 행장 구도는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1963년생), 이재근 KB국민은행장(1966년생), 정상혁 신한은행장(1964년생)이 1963~1966년생인 점에 비춰볼 때 차기 행장 역시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 보험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가 없어 전체 수익에서 우리은행의 비중이 큰 만큼 임 내정자는 우리은행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는 내부 승진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임 내정자가 지난주 우리은행을 ‘영업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내용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하는 한편 중소기업그룹,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보강한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만큼 차기 행장으로는 리스크 관리, 영업력 등에 능통한 자가 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 내정자는 이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 직후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절차에 착수한다. 우리금융은 주요 보직자 3, 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측은 "차기 행장에 대해서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