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2세 김석수 회장, 김광수 사장 선임 단행
커피 베테랑 양대축 구축 캡슐커피 본격 공략
시장 80% 장악 외국사와 격돌 예고 안착 관심
![]() |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왼쪽), 김광수 동서식품 대표이사. 사진=각 사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성장 정체에 빠진 동서식품이 ‘인적 쇄신’으로 위기 정면돌파에 나섰다.
20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오너 2세인 김석수 동서식품 전 감사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지난 2018년 회장직에서 내려온 지 5년만이다. 명예직으로 김 회장이 당장에 별도 업무를 맡는 것은 없다고 알려졌지만, 업계는 김 회장 복귀로 동서식품이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은 국내 커피 시장 내 베테랑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달 14일 출시한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 캡슐커피와 캡슐머피 머신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과정에서 공학도 출신인 김 회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976년 첫 선보인 이래 효자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커피믹스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한 만큼 향후 캡슐커피 신제품 개발 등에 역량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커피 강자’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답게 10년 만에 새 수장도 맞이했다.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김광수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1985년 동서식품에 입사한 김 대표는 2008년 베버리지(Beverage) 마케팅 이사, 2020년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로 불린다.
‘커피는 맥심’이라는 광고 문구로 맥심을 인기 브랜드로 끌어올렸으며, 카누 역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을 붙여 시장 안착과 성공을 이끈 것이 대표 사례다.
식품업계는 동서식품의 주력 사업인 믹스커피 시장이 정체되며 수년째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보이자 커피 사업에 잔뼈가 굵은 수장들을 전면에 내세워 캡슐커피 사업 강화 등 미래먹거리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동서식품이 과거에 캡슐커피 시장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재도전을 위한 전력 보강에 공들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서식품은 2011년 합작사인 몬델리즈(구 크래프트)가 보유한 독일 캡슐커피 ‘타시모’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당시 캡슐커피 머신 보급률이 저조해 시장 안착에 실패한 바 있다.
다만, 캡슐커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올 들어 동서식품은 재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시장 점유율의 90% 가량을 독식 중인 국내 믹스커피 시장이 갈수록 하향세라 실적 개선을 위해 신사업 발굴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7년 1조원에 이르던 국내 조제커피 시장 규모는 이듬해 8500억원, 2019년 7980억원, 2020년 7800억원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년도 7500억원으로 2017년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4분의 1 정도 줄어든 셈이지만, 업계 추정대로라면 2011년 1% 수준이었던 가정용 캡슐 머신 보급률은 지난해 10%까지 성장했다는 점에서 캡슐커피 시장의 잠재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2011년 매출액 1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동서식품은 현재까지 비슷한 외형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2000억원대로 올라선 후 정체된 상태로 실적 반등을 위해 ‘캡슐커피사업 성공’이 필수이다.
관건은 업계 강자를 뚫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현재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네슬레 코리아·네스프레소 등 외국계 캡슐커피 업체가 약 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동서식품은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출시 초기인 현재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라이브 방송 등 온라인 채널에서 소비자 호응이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온라인 채널과 주요 할인점 마케팅을 지속 강화하는 가운데, 특히 오는 25일에는 서울 성수동에 별도 팝업 스토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