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대구에 반값 아파트 속출…분양시장 악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1 15:41

대구 미분양 사태 심각한 가운데 지역 내 부촌 아파트 반값 거래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지난해 동월 대비 18.9%↓



전문가 "가격 상승 기대감 없어 대구 분양시장 당분간 침체될 것"

대구

▲대구 내 부촌 아파트들이 반값에 거래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미분양 사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한창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미분양 무덤’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반값 아파트들이 속출하면서 지역 내 미분양 사태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5359가구이며 수도권은 1만2257가구에 달해 상반기 중 전국 미분양 물량이 심각 수준인 10만가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구의 미분양 주택 수는 1만3565가구로 수도권 수치를 상회하며 전체의 18%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대구 미분양 주택 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부촌으로 여겨지는 수성구에서 반값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미분양 사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 대구 내 부촌 수성구에서 반값 거래 이어져

이날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만촌삼정 그린코아에듀파크’ 전용면적 75㎡는 2020년 10월 13억9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3일 절반 수준인 6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수성구 시지동 ‘수성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 전용면적 84㎡ 또한 2020년 12월 기록된 신고가인 11억3500만원의 반값 수준인 5억9500만원에 지난 11일 매매계약서를 썼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8.9% 급락한 것으로 집계되며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불씨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대구 아파트값 폭락이 바닥 다지기라는 목소리도 들려오지만 올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돼있어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 아파트값 폭락, 분양시장에 부정적 영향 있을 것

수성구 만촌동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성구 아파트값이 폭락한 것은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의 영향 때문"이라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금, 대구 내 부촌으로 평가받는 수성구의 집값 폭락은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수요자 입장에서 입지가 좋은 수성구 아파트를 두고 굳이 가격이 비싼 새 아파트를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구 아파트값 하락이 이어진다면 지역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떨어질 것이며 이는 향후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있는 관내 미분양 사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대구의 미분양 60%는 비교적 대기업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금융위기로까지 전이될 물량은 극소수"라면서도 "(증가하는)기울기는 완만하겠지만 미분양 물량 10만호까지는 예측 내지 각오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구 아파트값 하락이 지방 분양시장에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대구 아파트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지역 경제기반이 확충되지 않았다는 것과 다른 지역에 비해 택지공급이 많았던 점을 꼽을 수 있다"며 "부동산 또한 하나의 경제재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 방어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분양시장에는 기본적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는데 지역 내 부촌 아파트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대구 분양시장은 당분간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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