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하이브리드 채권잔액 67.6조..."투자심리 위축 불가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2 14:10

국내은행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비중 56.1%
은행 자본적정성 고려시 상각처리 가능성↓

기관

▲(자료=KB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대 경쟁사 UBS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AT1)의 가치가 전액 상각 처리됨에 따라 시장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국내 은행의 경우 제2의 CS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규제 비율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코코본드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2일 KB증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잔액은 약 67조6000억원이다. 이 중 신종자본증권이 25.1%로 전체의 63%를 차지한다. 후순위채는 42조5000억원으로 37% 수준이다. 발행 주체로는 은행, 보험사, 증권/여전사, 일반회사, 금융지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국내은행의 발행 잔액이 37조9000억원으로 전체 발행 잔액 중 56.1%를 차지한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코코본드가 상각되기 위해서는 은행업감독규정 제36조에서 정하는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취하는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혹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일정수준(5.125%)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등 총 세 가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종자본증권 전액 상각 처리 결정은 국내 기관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에 대해서도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를 고려할 때 상각처리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2.26%, 기본자본비율 13.51%, 총자본비율 14.84%로 모두 국내 금융당국 규제비율(보통주자본비율 7%, 기본자본비율 8.5%, 총자본비율 10.5%)을 상회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96.1%, NSFR(순안정자금조달비율) 106.8%로 국내 금융당국 규제 기준(LCR 92.5%, NSFR 100%)을 상회한다.

임 연구원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CS 등 은행의 사태는 은행 관련 증권은 물론 크레딧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위기 당시보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여전히 낮고, 이번 은행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펀더멘털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특히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대출 증가율 둔화로 이어지며 기업의 펀더멘털은 물론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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