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사 영업익·순익 모두 하락
증시 부진으로 펀드 자산 가치 하락
KB·신한 이익 기여도는 선방
현 대표 체제 유지 성공
하나UBS·우리는 '체질 개선'
완전 자회사화, 대표 교체로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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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UBS·우리자산운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4대 금융(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산하 주요 자산운용사의 작년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불황 여파로 주식형 펀드 규모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 그룹 내 비은행 이익 기여도 감소세에 비해 자산운용사의 기여도는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UBS·우리자산운용 등이 작년에 거둔 합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30% 줄었다. 4개사의 실적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영업이익 감소폭은 신한자산운용(-33.94%)이, 당기순이익 감소폭은 우리자산운용(-88.27%)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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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등에 대한 자금 운용 보수가 가장 큰 수익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작년 증시 부진 영향으로 투자자금이 증시를 이탈하자, 펀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며 순자산총액이 위축된 것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개사 합계 주식형 펀드 순자산총액 규모는 16.83% 줄었다. 운용사가 보유한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도 71.57%로 급감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20.40% 늘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실적 부진은 작년 증시 부진 탓이 크다"며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전체 펀드 수탁고는 늘었지만, 수수료가 낮아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 4개사들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완전 자회사인 KB·신한자산운용의 경우 그룹 비은행 계열사 이익기여도에 비해 덜 감소했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이익기여도는 28.5%로 전년 대비 12.4%포인트(p) 줄었지만, KB자산운용의 기여도는 5.0%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이익기여도는 64.4%로 전년 대비 9.3%포인트 감소했지만, 신한자산운용의 기여도는 1.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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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KB·신한자산운용의 체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ETF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3위 지위를 굳건히 하고, 대체투자 부문 전문성을 인정받아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자산운용의 김희송 각자 대표 역시 오랜 경력에서 나온 대체투자 운용 역량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자산운용의 조재민 각자 대표 역시 업계 최초로 출시한 월지급식 ETF가 호평받아 ETF 수탁고를 전년 대비 23.68% 끌어올린 바 있다.
하나UBS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은 ‘체질 변화’를 택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최근 금융위원회의 승인에 따라 연내 합작사 UBS와 결별하고 하나금융그룹 완전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이에 의사결정 구조 일원화로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수탁고 및 신산업 성장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자산운용의 경우 남기천 신임 대표를 영입, 운용 역량 강화를 노린다. 남 신임 대표는 미래에셋 계열 대체투자 전문운용사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또한 자산관리 명가였던 대우증권의 고유자산운용(PI)본부장 및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지낸 ‘자산운용 전문가’로, 그룹 자산운용 부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