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은 ‘완판’됐는데…아파텔 부진 심상치 않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3 16:06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 역대 최소

2억원 파격 할인에도 수요자 없어

전문가 "당분간 회복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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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의 부진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어있는 오피스텔 매물 정보.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부동산 시장과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때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으로 수요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파텔’은 과감한 할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일반분양 물량 총 4786가구는 전날 모두 계약을 마쳤다.

분양시장 ‘바로미터’라고 여겨지면서 큰 흥행이 예상됐던 둔촌주공은 1순위 당해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에서 총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접수했다. 이는 평균 경쟁률이 5.45 대 1로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였다. 전체 16개 타입 중 4개 타입은 2순위 청약에서도 마감에 실패해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분양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행된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로 지난 8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는 둔촌주공 899가구에 총 4만1540명이 몰려 46.2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29㎡는 2가구 모집에 1311명이 신청해 655.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으면서 부동산 과열기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아파텔의 드높던 위상에는 현재 초라함만이 남아있다.



◇ 급격히 식어버린 아파텔 인기…역대급 부진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친 합성어로 전용면적 60㎡ 이상의 주거용 오피스텔을 뜻한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0.03%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113.04)에는 전월 대비 0.54% 급락하는 등 낙폭이 확대됐다.

감소한 거래량 또한 충격적이다. 지난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으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량이 감소하자 매매가 및 전세가격 또한 연쇄적으로 하락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2월 14억5000만원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1월 7억8700만원에 거래되면서 1년여 만에 45% 이상 폭락했다.



◇ 아파텔 분양시장에서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

차갑게 식어버린 아파텔의 인기는 분양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파주시 와도동에 시공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지난해 5월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자 같은해 8월 분양가를 2억원가량 낮춰 재분양했지만 지금까지도 완판되지 못하고 있다.

아파텔은 과거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또 큰 평수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로 분류돼 청약규제를 받지 않으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고금리로 인해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아파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싸늘히 식어갔다.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 급매물이 넘치는 마당에 굳이 아파텔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 수요자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텔의 부진은 짧은 시간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과거 아파트에는 많은 규제가 적용돼 틈새시장격으로 수요자들이 몰린 곳이 아파텔이었다"며 "아파텔에 대한 관심 하락은 과거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단점을 메우기 위해 높게 책정됐던 오피스텔의 높은 분양가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수요자들이 아파트에 대한 투자도 망설이는데 아파텔에 대한 투자는 더욱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파트가 살아나야 아파텔도 덩달아 살아나는데 물량도 많았고 가격 또한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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