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강신국·박완식·조병규 4인 후보군 선정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거쳐 5월 말 최종 선임
'외부 출신' 임 회장...약점 커버할 행장 선임 관건
비은행 계열사 CEO, 빅블러 시대 최적임자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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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은행장 선정프로그램부터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그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했는데, 앞으로는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마련해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밟는다는 구상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는 우리은행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명으로 압축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 회장이 외부 출신으로, 우리금융의 조직 안정,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등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행장 선임시 ‘조직 장악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달 24일 취임 직후 우리은행장 선임을 위한 첫 번째 자추위를 개최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인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의해 평가를 받는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5월 말께 최종 선임된다. 우리금융 측은 "이번에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시행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회장, 은행장, 임원 등 경영진 선발을 위한 경영승계프로그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의 어젠다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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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
우리금융은 다른 지주사 대비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어 전체 수익 가운데 은행 비중이 가장 크다. 이에 2인자인 우리은행장에 어떠한 인물이 선임되는지에 따라 임 회장의 경영 전략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주는 전략 중심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해 작지만 강한 조직이 돼야 한다"며 "자회사들은 모든 가치를 영업 중심으로 판단해 경쟁사들보다 생산성을 높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임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선임하는데 있어서 ‘조직 장악력’을 비중 있게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임 회장이 가진 특수성과 무관치 않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외부 인사’인 만큼 취임 초기에는 내부 임직원에 대한 성과 등을 판별하기 쉽지 않다. 다른 외부 인사보다 금융그룹 체계, 금융권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는 탁월하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커버할 만한 2인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비은행 부문 간에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시대에는 오히려 비은행 계열사 CEO를 지낸 인물이 차기 행장으로 선임되는데 있어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임 회장은 금융사 실무,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조직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 회장은 재임 기간 시급한 과제인 조직 안정,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조직 장악 등을 모두 뒷받침할 만한 최적의 인물을 행장으로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추위가 24일 첫 회의에서 차기 행장 덕목으로 세대교체형 리더와 영업력을 꼽은 것도 이러한 분석의 연장선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 회장의 주된 역할과 임무는 우리금융 조직 안정,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이라며 "자신의 경영전략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조직 장악력이 높은 인물을 행장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