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지출 줄이자"…혜택 축소 바람에도 살아남은 혜자카드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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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일명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각종 혜택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일명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만큼 매달 고정지출 비용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카드가 인기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로카(LOCA)365’ 카드는 고정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알맞다. 해당 카드는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이용자가 도시가스비나 전기료 등 공과금과 아파트 관리비를 각각 5000원 씩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의 ‘Mr.Life(미스터 라이프) 카드’도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도시가스 요금을 포함한 전기·통신요금에 대해 요금 건당 5만원까지 10%,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금액이 각각 30만~50만원이면 3000원, 50만~70만원이면 7000원, 100만원 이상이면 1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이지 링크 티타늄 카드’도 생활비카드로 각광받고 있다. 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 등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주요 생활요금을 자동납부시 캐시백과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이 50만원 이상이고 △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 △도시가스 △초중고 학교납입금 △4대 사회보험료 △전기요금을 자동 납부하면 납부 건수에 따라 월 최대 1만원을 캐시백받을 수 있다. 자동납부 건수가 2건 이상이면 월 5000원, 4건 이상이면 월 1만원을 각각 줄일 수 있다.

우리카드에서는 아파트 관리비 할인 혜택에 특화된 ‘카드의정석 APT’ 시리즈가 있다. 이 카드는 ‘카드의정석 APT Platinum’, ‘카드의정석 APT’, ‘카드의정석 APT CHECK’로 신용카드 2종과 체크카드 1종이다. 신용카드는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납부하면 전월 실적에 따라 월 최대 1만5000원(연간 최대 18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도시가스 자동납부는 3000원을 할인받는다. 체크카드는 월 최대 1만원(연간 최대 12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들은 그간 업계 불황이 심화함에 따라 혜택을 많이 주는 ‘혜자카드’를 속속 단종시켜 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4.0% 줄어든 2조606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관련 보복소비로 순이익이 30% 넘게 폭증했던 전년도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는 고금리로 인해 이자비용이 8254억원 증가하고, 대손충당금 적립액 증가에 따른 비용이 4503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판관비가 1387억원 증가하는 등 기타 비용도 증가했다.

카드사가 발급 중단이 아닌, 혜택 축소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 출시 후 정당한 이유 없이 혜택 축소가 불가하다. 혜택축소가 가능한 경우는 출시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해당 상품의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졌을 때다. 이처럼 서비스 변동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카드사들은 혜택 축소 대신 ‘발급 중단’을 선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 감소를 위해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자금 조달 부담 등으로 이익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소비자 혜택을 줄여 리스크를 방어할 수 밖에 없다"며 "법령에 따라 카드 혜택을 일부 축소했다가 복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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