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약세에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하락 거래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6 10:03

부동산R114,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전세 실거래가 비교



서울 전세 거래의 67%가 지난해 4분기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

전월세

▲지난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중 절반 이상이 하락 거래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67% 이상이 직전 분기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된 하락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5138건 가운데 67.3%(3459건)가 종전 대비 가격이 떨어진 하락 거래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단지, 동일면적에서 전세(보증부 월세 제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신규 입주 단지가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 추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말 3375가구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하면서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던 강남구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하락 거래 비율이 74.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또 같은 기간 목동이 속한 양천구에서 하락거래가 73.9%로 두번째로 높게 집계됐고 지난달 1772가구 규모의 ‘흑석리버파크자이’ 입주가 시작된 동작구 역시 71.9%로 뒤를 이었다.

성동구(71.4%)와 관악구(71.1%), 동대문구(71.0%), 용산구(70.1%) 등도 하락 거래가 70%를 넘었다.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전세 매물이 쏟아지는 경향이 있고 결국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까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고가 전세 거래가 줄고 저가 전세 거래는 늘어났다.

올해 서울 아파트 1분기 전세 거래 2만9668건 가운데 보증금 4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45.5%로 직전 4분기(37.7%)에 비해 7.8%포인트(p) 증가했다. 이에 비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중고가 아파트 전세 거래는 올해 1분기 16.7%로 지난해 4분기(21.0%)보다 감소했고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 역시 6%를 기록하며 전 분기(10.2%)보다 4.2%p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올해 전세가격이 하락한 영향과 더불어 고금리 여파로 대출 부담이 적은 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전세난 여파로 계약갱신청구권 비중도 감소하는 양상이다. 계약갱신청구권 거래량은 지난 2020년 8월 도입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거래(1만4082건) 가운데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는 33.4%(4704건)로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래 분기 최저를 기록했다.

제도 도입 초기인 2020년과 2021년 갱신권 사용 비중은 70%를 넘었고 지난해 1분기까지도 67%를 기록하는 등 높았으나 1년 만에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순수 전세 거래의 갱신권 사용 비중은 작년 1분기 73.2%에서 올해 1분기 35.9%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갱신권 사용 비중이 낮은 월세는 작년 1분기 50.9%가 갱신계약이었으나 올해 1분기는 28.2%만 갱신권을 썼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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