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0명’…포스코의 안전제일주의는 진보하는 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7 14:56

태풍 힌남노 사태 당시…직원들 "두렵고 아찔했다"
복구작업까지 인명사고 '0'건 기록…'안전'에 방점
전문 정비 자회사 설립추진…안전한 근무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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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을 재가동할 수 있도록 복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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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2열연공장 파트장이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프레스투어에서 침수 현장 당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포항제철소= 김아름 기자] "바닥부터 조금씩 차오르던 빗물이 흙탕물로 바뀌면서 물살도 거세지기 시작했다. 당장 1층에 있던 작업자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소속을 따지지 않고 협력사 직원들까지 전부 2층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조기에 대피 지시를 내리지 않았더라면,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무섭다." (정석준 선재부 3선재 공장장)

"공장이 침수되고 있다는 현장의 다급한 무전 소리가 들려와서 모두 운전실로 대피하라고 무전을 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공장 옥상에서 차가 떠밀려가고 공장이 침수되는 것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이영철 후판부 2후판공장 과장)

지난 23일 포항제철소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들에게 전해들은 침수 상황은 ‘절체정명의 순간’ 그 자체였다. 그들은 하나 같이 "두렵고 아찔했다"고 입을 모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한 속상한 마음 한편으로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점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해 한반도를 휩쓴 태풍 힌남노는 우리나라 곳곳에 상처를 냈다. 수마는 ‘제조업의 허리’라 불리는 철강 생산의 대표지, 포항제철소도 할퀴고 갔다. 500mm의 폭우와 냉천 범람으로 제철소는 54년만의 첫 가동 중단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모든 직원이 폭우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 등 안전시설물 점검은 물론, 전날부터 생산라인 가동중단을 결정하는 등 대책에 돌입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제2열연공장의 경우 지하부터 차 오르기 시작한 물은 지상 1.5m까지 도달해서야 멈췄으며 냉천과 가장 인접한 선재 공장은 1.5m 이상 침수 됐다. 간혹 설비에 따라 2m 이상 침수된 곳들도 있었다.

서민교 2열연 공장장은 "공장 입구에서 사람의 허리만큼 침수됐다는 건 공장 안 지하에도 물이 가득 찼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당시 물을 퍼내는 데만 4주 이상이 걸렸고 30cm가량 쌓인 토사를 치우는 데만 대략 2~3주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만난 다른 현장 관계자들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들은 배수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드러난 현장의 모습은 처참했다며 자칫 작업자 누구라도 빠져 나오지 못했다면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철소 내 장비들의 침수와 흙탕물 유입에도 인명사고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들 모두 ‘사상자 0명’에 대해 "안전제일주의가 가져온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안전제일주의 자세는 복구 작업에서도 이어졌다. 현장의 전 직원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깜깜한 공장 내부에서 복구에 돌입했지만 다치는 등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영철 2후판공장 과장은 "만일에 대비해 공장으로 들어오는 가스배관(1000A)에 물을 채워 가스를 차단한 상태였으나 물과 전기가 다시 공급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봉이 해제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복구 시작부터 차단판을 설치하기로 결정해 인력으로 맹판을 설치했다. 맹판 설치로 더 큰 사고 발생 가능성을 없앨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사상 초유의 침수 사태에도 안전을 최우선에 뒀던 덕에 더 큰 사고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며 안전 부문을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여름 장마철을 대비해 국도변 유입수 차단용 차수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또 내부 핵심설시 보호용 차수 시설도 오는 6월 완공을 목표로 보강 중에 있다. 안정적 조업과 정비 전문성 확보 및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정비전문 자회사 설립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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