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카드사 오픈페이…추가 도입도 지지부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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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의 개방형 앱카드 결제 서비스 ‘오픈페이(pay)’가 출시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의 개방형 앱카드 결제 서비스 ‘오픈페이(pay)’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등에 밀리면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4개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픈페이는 개방형 앱카드 결제 서비스로, 개별 카드사의 결제 플랫폼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신한·KB국민·하나카드가 서비스를 시작한 뒤 롯데카드가 지난 2월 21일 ‘로카페이’를 출시, 카드사 오픈페이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모든 카드사들이 서비스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범용성’과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2, 3위를 놓고 다투는 삼성과 현대카드는 참여하지 않아 경쟁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기에 출시 예정 카드사들의 일정도 밀리고 있다. BC카드는 이달 중 오픈페이 서비스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안정적인 서비스 구축을 위해 검토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며 "상반기 중 출시하는 걸 목표로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BC카드의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가 미뤄지면서 남은 서비스 도입마저 줄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예상이 크다. 우리카드도 6월, NH농협카드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기한을 맞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오플페이는 모든 카드사들의 우선 순위에서 멀어진 지 오래라는 평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합류 예정인 카드사들도 이미 우선순위에서 오픈페이를 빼 놓은 상황"이라며 "시스템 체계 보완 및 검토의 문제로 서비스 출시 기한이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애플페이’가 출시와 동시에 가입자가 몰려들면서 제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계열사 ‘토스페이먼츠’가 애플의 국내 공식 PG(결제 대리)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당초 우려로 작용했던 NFC(근거리무선통신)단말기 보급이 해소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애플페이는 이번 파트너사 선정으로 기존 가맹점들은 간단한 추가 계약만으로 애플페이를 연동할 수 있게 됐다. ‘토스페이먼츠‘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약 10만 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수수료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는 가맹점 결제 수수료 전액을 카드사에 부담하는데 그 수준은 건당 0.15%수준이다. 이는 삼성페이가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과는 대비된다.

하나금융연구소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현대카드와의 독점 제휴가 종료된 후 파급효과에 따라 제휴 카드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카드사의 수익성은 애플의 추가 수수료 요구로 크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단순히 개방형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는 빅테크 간편결제앱을 능가하여 성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페이를 대항하기 위해 동맹을 맺긴 했지만, 파급력에서 애플페이에 상당히 밀리고 있다"며 "대다수의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수수료 지급과 업무 제휴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만큼 자체 동맹 오픈페이는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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