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추정치 4.6조원...전년과 비슷
최대실적 행진 끝, 사실상 실적 둔화 무게
대출금리 인하, 저원가성 수신 감소...NIM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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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지주사.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올해 1분기를 시작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금리는 하락했고 조달금리는 오른 데다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난으로 대출금리까지 내리면서 금리 상승기에도 이자이익은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고금리, 고물가 등 최근의 경기 상황을 고려해볼 때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금융지주사 실적에 부담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연결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은 총 4조629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4조5951억원) 대비 0.75% 증가한 수치다. 각 사의 대손충당금 등을 고려할 때 1년 전과 비교하면 사실상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각 사별로 보면 신한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3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할 전망이다. KB금융은 4.47% 줄어든 1조38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9458억원), 우리금융지주(9024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1%, 7.5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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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앤가이드) |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확대로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금융당국이 고금리 기조 속에 은행권을 향해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 은행권이 앞 다퉈 대출금리 인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등을 단행함에 따라 예년과 같은 최대실적은 사실상 끝났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특히나 예금금리 인상으로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예금 등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다보니 저원가성 예금이 정기예금으로 이동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며 "시장금리 하락, 가산금리 축소,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인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강화, 자회사 이자비용 증가 등에 따른 조달부담 확대로 1분기 순이자마진은 축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완만하게 상승한 것과 달리 자회사 연체율은 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금융지주 실적에 부담이다. 카드, 캐피탈, 은행 신용부문에서 연체율 상승과 리스크 확대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보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1분기부터 실적에 기대할 수 있는 변수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의 NIM은 전분기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라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선제적 유동성 확보 수요로 유가증권 운용수익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저원가성 수신이 줄어들면서 NIM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회공헌활동 확대, 대출금리 인하 등을 단행하고 있고, 최근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충당금 역시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 상각으로 은행 외에 보험, 증권 등 다른 금융계열사들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점도 실적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