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세력 넓히는 中 위안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5 12:56

말레이와 아시아판 IMF 창설 등

신흥국과 美달러 의존도 줄이기



러, 무역거래 위안화 결제 증가세

에너지시장서 '페트로 위안' 가속

일각 "정부 자본통제로 확장 제한"

위안화

▲위안화와 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시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 맞서 동맹국들과 함께 기축통화인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들을 대상으로 위안화 결재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중국은 말레이시아와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 창설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도 위안화를 이용한 거래마저 성사되고 있어 미 달러화로만 원유를 결제하는 이른바 ‘페트로 달러’ 체제도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지난 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을 제안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관련 논의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을 겸임하는 안와르 총리는 또 "말레이시아가 달러에 지속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링깃화와 위안화를 무역에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미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신흥국과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원유 등 대부분의 원자재 거래에서 사용되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하락해 이들의 수입비용이 급증한다. 블룸버그는 "강달러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골칫덩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기축통화인 달러화 패권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대 교역 상대국인 브라질과 함께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 등에 달러 대신 위안화와 헤알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선 위안화가 빠른 속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위안화가 사상 처음으로 달러화보다 더 많이 거래됐다"며 "이 격차는 지난 3월 더 벌어졌다"고 밝혔다.

또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간 무역 중 3분의 2는 위안화와 루블화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 간의 결제에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에너지 시장에서도 위안화 결제를 늘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원유와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 구상을 제시하면서 ‘페트로 달러’ 체제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일환으로 중국은 지난달 14일 사우디 국영은행과 첫 위안화 대출협력을 성공적으로 실행했고 사우디 아람코는 지난달 27일 246억 위안을 들여 중국 정유회사 ‘룽쉥 석유화학’ 지분 10%를 사들였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프랑스 토탈에너지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 5000톤을 수입했고 이를 위안화로 결제했다. 달러로 거래되는 LNG 시장에서 첫 위안화 결제 사례가 나온 것이다. ‘페트로 위안’ 구상이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전이다.

다만 달러화가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달러화나 유로화에 비해 전환이 덜 용이하고 중국 정부가 자본을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에 위안화의 해외 확장이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