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원베일리·개포프레지던스자이 등
신축 단지 내 상가 완판 ‘실패’
강남 대단지 이점 불구 고금리 여파
공실 리스크 우려 높아
![]() |
▲10일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 내 상가인 ‘개포 자이스퀘어’는 빈 점포가 많이 눈에 띄었다.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고금리 기조에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서울 강남권 신축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공실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입찰을 마친 상가들은 완판에 실패하고 잔여 물량에 대한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 대단지 고정 수요 기대 높았지만 고분양가 ‘발목’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상가 일반분양 결과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117개 호실 중 절반 조금 넘게 계약되면서 완판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잔여 호실에 대해 선착순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층의 일부 호실의 경우 최고 경쟁률이 66대 1로 입찰을 마감하는 등 수요가 몰렸지만 분양가가 가장 비싼 1층 상가 대부분은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원베일리 단지 내 상가는 2990가구의 대단지 고정수요와 함께 인근 8300가구 배후 단지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연결된 고투몰과 단지 내 상가가 연결돼 고투몰 유동 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완판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입지적 강점을 이유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고 고금리 기조와 겹치면서 투자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원베일리 상가는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분양가는 3.3㎡당 최고 1억100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1층 호실 중 상가 주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호실(전용면적 65.83㎡)의 경우 분양가가 46억8340만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입찰을 마친 강남구 개포동 ‘개포 자이스퀘어’도 잔여 물량에 대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개포 자이스퀘어는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단지 내 상가로 지하 3층~지상 4층, 총 102실 규모의 상업시설이다. 해당 단지 내 3375가구 고정 수요과 인근 개포주공 5·6·7·8단지를 비롯한 약 2만가구의 배후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날 기준 해당 상가에는 빈 점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아직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인 탓에 입점해 운영 중인 상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1층에는 공실로 입점 문의 안내가 붙어 있거나 입점 협의 중이라는 문구가 붙은 호실들이 대부분이었고 편의점 한 곳과 공인중개사사무소만 입점 운영 중이었다.
◇ 단지 내 상가 인기 ‘주춤’…고금리에 수익률 하락 우려↑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상가는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독 상가에 비해 공실 우려가 낮은 편이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기 때문에 임차 수요도 높아 투자 가치도 높게 평가 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상권 강화로 오프라인 상권이 주춤하면서 단지 내 상가를 찾는 유동인구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 역시 공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때 수익률이 현저히 하락할 수밖에 없어서다.
일례로 951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준공 5년째를 맞았지만 아직 상가 보류지 잔여분 4곳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대단지 고정 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단지 내 상가 완판 기대가 높았지만 여전히 공실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베일리나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내 상가 역시 대단지 아파트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헬리오시티와 같은 공실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도 높은 데다 분양가까지 높으니까 상가 투자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상가는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분양 받으면 손해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