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에서 다시 전세로…7개월 만에 전세 비중 60%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7 15:40

3월 전세 비중 62%…지난 2021년 6월 이후 최대



전세대출 금리 인하에 "월세보다 전세 낫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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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임대차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한동안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졌으나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3%대로 낮아지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 전세 비중 62%…강서구는 73.8% 달해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 1만9342건 가운데 전세가 1만2056건으로 62.3%를 차지했다.

전세 거래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이며 지난 2021년 6월(6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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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는 전세 거래 비중이 73.8%에 달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봉구(72.4%), 강동구(71.6%), 동작구(69.0%)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강서구 일대가 서울 내에서도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이 일대 빌라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임대차 수요가 빌라 대신 아파트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 ‘가양 6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총 11건의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 가운데 월세 계약은 단 2건에 그쳤고 나머지 9건이 모두 전세 계약 건이었다.

가양동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지난해보다 좀 낮아지면서 전세금 마련에 부담이 완화됐고 최근 전세 갱신 계약도 많았다"며 "집주인들도 매물을 내놓을 때 전·월세 형태로 다 내놓고 있지만 전세 계약이 조금 더 많이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전셋값 하락 폭도 둔화…낮아진 대출금리 효과


전세 수요가 증가한 데는 대출금리 인하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5%대까지 치솟으면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을 웃돌았고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돼왔다. 고금리의 대출이자보다 보증부월세가 더 저렴하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기존 전세도 계약갱신 과정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집주인들도 이자 부담에 전세 대신 월세 세입자를 반기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화됐다.

하지만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전세의 월세화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NH) 등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 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세자금대출 등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월세전환율과 비슷하거나 밑도는 양상을 띠기 시작하자 임차인들이 전세로 갈아타기 시작한 것이다.

전세 수요가 늘어나자 전세가격 하락 폭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택 전세 가격은 1.29% 하락하며 전월(-2.16%)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2.02% 하락하는 등 하락세는 지속했으나 전월(-3.56%)보다 낙폭을 줄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 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한동안 월세가 너무 오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 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양상"이라며 "금리가 고점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보증부 월세보다는 전세가 주거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시작했고 당분간은 전세 수요 증가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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