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규 강릉시장 호소 "미안해 하지 않는 여행, 진정한 기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9 01:12

18일 산불 상황보고 기자회견 가져

김홍규 시장, 강릉산불상황보고 기자회견

▲김홍규 강릉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온정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주길 호소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도와주십시오.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로 피해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십시오.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폐허가 된 땅에 희망의 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함께 돌보고 가꿔 주십시오"라 말했다.

김 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일 산불은 발생 1시간여 만에 최고 대응 수위인 3단계, 전국 소방 동원령 2호가 발령될 정도로 강력했다. 초속 30m 태풍급 강풍으로 초기 진화에 중요한 헬기를 투입하지 못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배에 이르는 79㏊(산림 179㏊)를 태우며 건축물 266동, 저온저장고 등 농업시설 122동 등이 전소되거나 반소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주민 1명이 숨지고 26명이 경상을 입는 인명사고도 있었고 217가구 489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사전 살수 작업으로 보물 제2046호 경포대와 국가 민속문화재 강릉 선교장을 지켜냈으나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50호 방해정 일부가 불타고 비지정문화재 상영정은 전소됐다.

김홍규 강릉시장, 강릉산불상황보고 기자회견 01

▲김홍규 강릉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산불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김 시장은 "오늘도 산불피해 복구 현장을 둘러보러 나갔다. 울창하던 소나무 숲은 검은 숯덩이로 변했고 집은 잿더미가 됐다. 삶의 방편이자 희망이었을 펜션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녹아내리고 한 해 농사 준비가 한창이던 농경지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며 "이런 피해는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다. 화마를 피한 곳도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하다. 시민들이 산불피해와 상권 침체로 이중고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로 직격탄을 맞은 경포 지역은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그런데 최근 숙박업소와 음식점의 예약이 취소되고 관광객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곳을 여행하려니 미안한 마음도 들겠지만 아니다"며 "직접 와서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의 치유를 돕고 관광객 감소로 기본 생계마저 위협받게 된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앞당기는 첫걸음이 돼 줄 것"이라 호소했다.

217가구 489명의 이재민들은 강릉 아레나 1층에 마련된 텐트와 공공 숙박시설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강릉시는 피해 주민의 조속한 생활 안정과 피해 복구를 위해 행정력 총동원 및 관광객의 쾌적한 여행을 위해 피해 지역의 송림과 가로수, 시설물 등을 신속히 정비할 계획이다.

한편 전국 각지에서 성금과 구호물품 기부 행렬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김홍규 시장은 "자매도시인 부천시와 서초구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줬다. 삼성SK 등 5대 그룹에서 총 100억원 기부에 이어 4대 금융지주사도 금융지원책과 별도로 성금과 구호물품을 기탁했다. 뿐만아니라 각종 구호단체, 시민사회단체, 자영업소, 동호회, 개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직접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와 정화 활동과 임시대피소 이재민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도 큰 위로와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강풍 속에서 불길 잡기 위해 애쓴 주민, 소방대원, 국군장병, 공무원, 1000여명의 소방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강릉=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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