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께 물었습니다] 핵 보유 찬반 이유…贊 "북핵위협 맞대응" 反 "국제제재 피해" 가장 높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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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북한의 핵 위협에 맞대응을 하고 남북한이 핵을 균형적으로 보유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하면 안된다는 의견에는 핵 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 찬반을 물어본 결과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56.5%, ‘반대한다’는 40.8%로 나타났다.

한국이 자체로 핵을 보유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15.7%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한과 인접한 강원에서 ‘한국의 핵 자체 보유를 반대한다’ 의견이 53.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찬성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원전 밀집도가 높은 대구·경북(TK)이며 68.2%로 조사됐다.

‘찬성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곳은 △대전·충청·세종 66.1% △경기·인천 56.0% △부산·울산·경남 55.7% △서울 53.3%이다. ‘반대한다’는 의견이 지역 내 과반을 넘지 않았지만 전국 평균을 넘어선 곳은 △제주 50.8% △광주·전남·전북 46.5% △서울 42.8% △경기·인천 42.5% 등이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18∼29세(찬성 45.3%·반대 49.4%) △30대(55.3%·41.4%) △40대(46.7%·52.8%) △50대(53.6%·44.5%) △60대(70.6%·26.4%)로 20대와 40대에서 ‘반대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60대에서 찬반 격차가 44.2%포인트로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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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기관 :에너지경제신문 / 조사기관 : 리얼미터 / 조사기간 : 2023년 4월 20∼21일 / 표본수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8명 / 조사방법 : 무선(90%), 유선(10%) / 응답률 : 2.7%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 韓, 자체 핵 보유 ‘찬성’ 중 ‘북핵 위협 맞대응’ 45%


북핵 위협에 맞대응 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자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로 나타났다.

‘한국의 자체 핵 보유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568명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북핵 위협에 맞대응해야 하기 때문에’라는 응답비율이 45.2%로 가장 높게 꼽혔다.

이어 △남북한 핵 보유 균형이 국익에 도움되기 때문에(23.3%)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적극 지원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해서(17.0%) △국제 정세상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해서(10.6%) △기타 또는 잘 모름 3.9%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핵 위협에 맞대응 위해’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곳은 강원이며 78.3%로 조사됐다. 북한과 인접한 만큼 직접 피해 지역으로서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030세대에서는 미국의 지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 핵을 자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핵보유 찬성’에 ‘미국 지원 신뢰 부족’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 비중을 세대별로 살펴보면 20대(18∼29세)에서 30.4%, 30대에서 24.0%로 조사됐다.

다른 세대인 △40대(9.8%) △50대(14.7%) △60대 이상(13.6%)과 비교해보면 두드러진다. 특히 20대에서 이 이유를 꼽은 응답자가 40대보다 3배 높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보면 보수 54.5%, 진보 37.5%가 ‘북핵 위협에 맞대응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신뢰 부족’에 보수 7.1% 진보 19.2%로 양 측이 극명하게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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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보유 반대’ 中 ‘국제사회 제재 피해 때문’ 44%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하는 것에 반대하는 데에는 ‘핵 확산금지조약 가입국’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이 핵 보유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자 410명에게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핵 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피해 때문에’라는 응답이 4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변국의 핵무장을 부추기는 우려가 있어서(29.4%) △북한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 같아서(18.3%) △미국의 적극 지원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3.3%) △기타 또는 잘 모름 4.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한과 인접한 강원 지역에서는 ‘주변국 핵무장 우려’를 꼽은 응답자 비중이 64.0%로 가장 높았다. ‘국제사회 제재 피해’ 응답자 비중은 24.4%로 뒤를 이었다.

제주에서는 ‘북한 관계 악화 우려’를 꼽은 응답자가 47.8%로 전체 평균인 18.3%의 두배를 훨씬 넘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20대·30대·40대는 ‘국제사회 제재 피해’ 이유가 높았다. 50대·60대 이상은 ‘국제사회 제재’와 ‘주변 핵무장 우려’가 비슷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국제사회 제재 피해’ 이유를 꼽은 응답자가 52.5%로 가장 높았다. ‘주변국 핵무장 우려’와 ‘북한 관계 악화 우려’를 꼽은 응답자를 살펴보면 5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52.1%)이 여성(35.9%)보다 ‘국제사회 제재 피해’라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 반대로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꼽은 응답자 비중에서는 여성이 26.2%로 남성(10.8%)보다 두배 이상 많게 나타났다.

이념별로 보면 ‘국제사회 제재 피해’ 이유에서 보수가 47.3%로 진보(36.8%)보다 높았다.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 악화’ 이유에서는 진보가 27.0%로 보수(8.7%)보다 세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진보 진영은 ‘북한과의 관계악화’를 ‘자체 핵 보유 반대’의 주요 이유로 꼽기도 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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