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칼럼] 태양광·수소 산업 경쟁력 강화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3 08:49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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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대구에서 ‘2023 국제미래에너지컨퍼런스’가 열렸다. 2004년부터 신재생에너지 분야 최신 국내외 기술 및 정보를 나누는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의 연계 행사로, 세계 25개국에서 300개 기업이 참가했다. 필자는 올해도 국내외 태양광 및 수소 전문가들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글로벌 세션의 토론자로 참여해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태양광과 수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기술에 속하기 때문에 그동안 코로나19로 방한하지 못했던 12개국 60여명의 해외 전문가들이 직접 참가해 글로벌 시장동향과 정책을 나눈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경우 중국, EU, 미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2021년 175GW이던 세계 태양광 신규 설비량이 지난해 260GW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30GW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며 2년 새 2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3배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매년 전 세계에 설치되는 셈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런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태양광 발전단가 하락, BIPV(건물일체형태양광) 등 기능성 태양광 상용화, 기업에 대한 RE100 요구 강화,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탄소중립 정책 가속화, 친환경·저탄소·고효율 제품의 집중 출현 등을 꼽았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과 EU가 통상정책으로 탈 중국화를 시도하지만, 경제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는 탈 중국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국내에는 태양전지 2개사와 모듈 10여 개사가 있지만 규모의 경제 및 원가 측면에서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보급측면에서도 이격 거리규정, 계통망 지연, 부지확보애로, 고금리 등의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기업이 RE100 이행시 주요 대상인 태양광 발전소가 대부분 중소규모로 분산돼 있어 발전소 모집이 어려운데 비해 최근 소매요금 상승으로 2024년부터는 기업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것 보다 RE100을 이행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수소의 경우 고속 성장 속에 국가별 경쟁력 차이는 심화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수요는 현재 연간 1억톤에서 2050년 5억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린수소가 대부분의 공급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그린수소의 핵심설비인 전해조 공급은 2021년 0.4GW에서 2022년 0.8GW로 늘었꼬 올해는 3GW로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해조 제조비용의 경우 중국은 KW당 350달러인데 비해 다른 국가들은 KW당 1000달러가 넘어 그린수소도 국가별로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일정 부분 그린수소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주목할 사안이다. 특히 호주로부터 그린수소를 수입할 때 암모니아로 전환해 이송하는 데,이송된 암모니아를 국내에서 그대로 사용하면 경제적이지만 수소로 다시 전환해 사용할 경우 국내에서 직접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보다 비경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의 수소 활용 계획은 발전과 도로수송이 대부분이어서 일반적으로 수소가 경쟁력 있는 활용 분야(정유, 암모니아, 철강 등)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한마디로 빅뱅의 서막이다. 이미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EU는 그린딜 산업계획으로 환경과 통상을 연계해 자국 내 친환경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은 자국내 친환경 산업의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공식적인 탄소중립 대외전략이다. 우리나라도 기후-통상, 환경-에너지, 탄소-재정 등 분절돼 있는 정책을 통합하고, 보급확대와 산업육성간 시너지를 기반으로 강력하고 종합적인 탄소중립 산업 정책 패키지 실행이 절실한 시점이다. 탄소중립은 2050년까지 지속되겠지만 태양광과 수소산업은 현재의 폭발적인 성장속도로 볼 때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몇 년 안에 결판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훈식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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