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연립·다세대 55% 하락 거래
일부 지역에서는 1억원 이상 하락도
지난해 4분기 대비 전세 거래량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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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빌라 절반 이상이 하락 거래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빌라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역전세난’(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상황)이 이미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전세 거래된 빌라의 절반 이상이 직전 분기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의 순수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1471건 중 804건(55%)이 종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한 하락 거래였다.
해당 결과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특히 은평구, 강남구, 서초구는 대규모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의 여파로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하위 대체재인 빌라 전셋값까지 떨어져 하락 거래 비중이 컸다.
은평구는 전세 거래 81건 중 54건이 하락 거래(67%)였으며 강남구는 55건 중 34건(62%), 서초구 72건 중 43건(60%)이 하락 거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봉구(24건 중 하락 거래 16건·67%)와 양천구(60건 중 하락 거래 38건·63%)에서는 주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구축 빌라를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이른바 ‘빌라왕’ 등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강서구는 1분기 전세 거래 153건 중 94건(61%)이 하락 거래였다.
실제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라 전용면적 29.98㎡의 경우 지난해 11월 보증금 3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2월에는 같은 면적이 2억5000만원에 거래돼 3달 새 보증금 5000만원이 하락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과 몇 달 사이에 보증금이 1억원 넘게 하락해 거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양천구 신정동의 한 빌라 전용면적 44.64㎡의 경우 전세값이 지난해 12월 3억5500만원에서 지난달 2억5000만원으로 1억500만원 하락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한 빌라 전용면적 29.16㎡는 지난해 12월 4억원에서 지난달 3억원으로 1억원 떨어졌다.
전세 거래량 또한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서울에서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는 1만5873건 이뤄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1만4962건으로 짧은 기간에 911건 감소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