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기 전국 최다지역, ‘빌라왕’ 사건 발생한 ‘강서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3 12:35

지난 3년간 전국 갭투기 12만건…강서구 5910건으로 전국 1위



갭투기 71%, 3억원 미만 저가형 주택에서 이뤄져



전세금 피해 문제 빌라에 이어 아파트까지 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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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가 지난 3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기’가 발생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는 전세금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갭투기’가 지목되는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기가 발생한 지역이 서울 강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자금 조달계획서(2020년~2022년 8월)에 따르면 해당 기간에 주택 가격 대비 세입자 임대보증금 비중(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갭투기 거래는 총 12만1553건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집계 결과를 시군구별로 나눠보면 서울 강서구가 같은 기간 591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며 충북 청주 5390건, 경기 부천 4644건, 경기 고양 3959건, 경기 평택 3857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5910건 중 74%인 4373건이 화곡동에 집중돼 있었다. 해당 지역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일당이 바지 집주인을 내세워 빌라 수백채를 사들인 후 보증금을 가로챈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빌라 2700채를 보유한 이른바 ‘건축왕’의 주요 무대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역시 읍면동 기준으론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1646건의 갭투기 거래가 이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전세금 반환 피해가 표면화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짧은 기간 안에 피해 신고가 잇따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갭투기 거래가 연립 다세대 주택 등 주로 저가형 주택에서 이뤄진 점 또한 불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간 갭투기 거래의 평균 매수가는 2억5000여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전체의 71%인 8만7000여건의 거래가 3억원 미만 주택에서 이뤄졌다.

주택 유형별로만 살펴봐도 서울 연립 다세대 주택은 2만8450건(23.4%), 경기·인천 연립 다세대 주택은 2만8439건(23.4%)이 거래돼 갭투기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연립 다세대 주택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임대 목적의 거래가 많은 빌라, 오피스텔 등 연립다세대 주택은 전세가율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처럼 집값 하락 국면에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역전세’ 현상이 발생해 임차인에게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더해 전세금 피해 문제는 연립 다세대 주택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전체 갭투기 거래의 29.6%(3만5886건)는 수도권 아파트에서 이뤄졌는데 그중 2만9986건이 경기·인천지역 아파트에 몰려 있다.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금 반환에 관한 갈등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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