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게서 산 다롄공장, 대중 수출통제 조치에 막혀
솔리다임 지난해 3.3조 적자...올해도 실적 부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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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SK하이닉스 분당캠퍼스 모습.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SK하이닉스의 과감한 인수합병(M&A)이 암초에 부딪혔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차로 총 계약금액 90억달러 중 70억달러를 주고 인텔의 중국 다롄공장 등 낸드플래시 사업부(솔리다임)를 인수한 바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SK다롄 공장은 미중 반도체 분쟁 격화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를 받았으나 유예 종료가 오는 9월로 다가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측에 재승인을 요청하면서도 유예조치 종료 등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사업계획을 거듭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다롄 팹은 SK하이닉스 전체 낸드 생산량 중 31%를 책임지는 요충지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한 안전 조사를 진행하면서 한국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와이즈 왕리푸 분석가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 제조시설을 두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이번 조사는 미국의 조치를 따르지 말라는 경고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역시 인텔서 인수한 솔리다임의 실적도 좋지 못하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3조3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솔리다임의 매출과 손익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리다임 실적 부진에는 낸드 업황 악화, 미국의 대 중국 제재 등 외부적인 요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부터 감산에 돌입했지만 이미 시장에는 통상 재고 수준보다 4배 많은 낸드 재고가 쌓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솔리다임 인수 목적이었던 낸드 사업 강화는 확실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상승한 17.1%를 기록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경기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솔리다임이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eSSD(엔터프라이즈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가장 먼저 한 조직으로 이 분야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현재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gore@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