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돈 이동 속도 빨라져…은행장들과 세계 인식 공유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4 16:00

리모델링 본부 이전 첫날 약식 간담회



최근 미국 방문한 이 총재 "감독체제 변화 등 논의"



이날 행장들과 간담회서 "현 시장인식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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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과 관련 전 세계적으로 느끼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은 본부로 재입주한 이날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6시에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그는 "은행장들과의 만남은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하게 된 모임이고 이번에는 자금시장 등 한은이 생각하는 현 시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차이가 있는 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미국에 다녀온 만큼 미국에서 느꼈던 내용들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미국에서 느낀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그는 먼저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피크(정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지만 이자율이 피크인 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며 "캐나다, 호주, 한국은 이자율을 중단시켜놓고 보자는 입장이었다면, 미국이나 유럽연합(UN)은 현재 일어나는 금융 안정 문제가 어떻게 되는 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전반적인 느낌은 1∼2회 정도 더 금리를 올리지 않겠냐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또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으로 인터넷뱅킹을 통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발생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돈이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인터넷뱅킹, 소셜미디어 때문에 돈이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져 미국, 유럽에서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돈의 머니무브가 굉장히 빠를 경우 기본적으로 감독 체제 등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지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정학적 긴장 관계, 공급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 지, G20에서 다루는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일반론적 내용들을 논의했다"며 "오늘 은행장들을 만나면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논의가 어떻게 됐는지 정리해서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된 본부 준공기념식에서 재입주한 본부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념사에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 건물의 특징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을 1층 중앙 로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은의 각 출입문과 건물로부터 오는 동선이 모이는 곳에 2층까지 계단으로 이어져 넓게 열려 있는 이 공간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며 "중앙 로비를 중심으로 다양한 회의와 행사 공간들이 마련돼 있다. 오늘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 강당을 비롯해 국제회의나 행사를 격조와 품위를 갖춰 개최할 수 있는 컨퍼런스홀과 크고 작은 다양한 회의실이 배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활용해 이제 외부에 나가지 않고도 한은 내부에서 행사 성격과 규모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게 됐다"며 "한은의 위상이 대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2017년부터 본부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본관에서 전세살이를 지냈다. 한은은 2019년 하반기부터 본부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고, 당초 2020년 완공 목표였으나 공사 입찰 논란,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며 준공이 지연됐다.

본부 리모델링이 끝나며 삼성본관, 남대문로 소공별관, 테헤란로 강남본부 등에 흩어져 있던 한은 인력들은 6년 만에 다시 본부로 모인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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