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유명 단지서 억대 하락 속출
해당 현상 늘면 ‘2차 폭락’ 도화선 될 수도
전문가 "부동산 시장 재차 하락기에 접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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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에서 최근 억대 하락 거래가 속출하면서 ‘2차 폭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거래량을 늘리며 가격을 높여가던 서울 송파구 아파트에서 최근 억대 하락 거래가 여러 건 발생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 침체기로 인해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 갑자기 억대 하락 거래가 대거 발생한다면 송파구 집값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4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 18일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4일 체결된 동일 평형 직전거래(21억원)에 비해 3억2000만원 하락한 가격이어서 수요자들에게 놀라움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 동일 평형은 2021년 9월 24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더니 집값 하락세가 심각하다고 평가받던 지난해 말에는 17억원대 거래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행된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완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달 말부터 21억원대 거래가 체결되며 22억원대 재진입을 위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또한 지난 3월 14일 22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지난 5일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억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해당 매물은 고층으로 평가받는 19층에 위치해 조만간 20억 아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높였다.
◇ 억대 폭락, 송파구 곳곳에서 잇따라 등장
이러한 억대 집값 폭락 현상은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뿐만 아니라 송파구 아파트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올해 들어 2억원 이상 올랐던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27일 18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15일 1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이 다시 올해 초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100㎡ 또한 지난 3월 18일 21억500만원에 계약서를 체결했지만 약 보름후인 지난 1일 20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가격이 8500만원이나 떨어졌다. 해당 평형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가격이 2억5000만원 이상 오른 바 있다.
송파구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9510가구 규모 대단지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억대 하락 거래에서 제외 대상은 아니었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31일 19억2500에 거래됐지만 약 열흘 후인 지난 10일 18억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억25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 하락 거래 속출, 송파구 집값 ‘재폭락’ 도화선 될 수도
현재 해당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전·월세 물건보다 매매 물건이 더욱 많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시세보다 물건을 싸게 내놓는 급급매 매물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송파구에서 억대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점점 더 짙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잠실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억대 하락의 이유는 매수세가 끊기고 거래가 드물다 보니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이 급급매로 싸게 내놓은 것"이라며 "수요자들은 관망세가 짙고 매수자들은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어 하니 거래가 끊기고 찾는 사람도 점점 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들어 송파구 부동산 분위기는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금은 어떠한 예상을 내놔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에서 분위기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번 달 들어 송파구 내 유명 아파트에서 억대 하락 거래가 속출하는 현상이 송파구 집값 ‘재폭락’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상승장은 이미 끝났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이미 하락기로 접어들었고 이 때문에 억대 하락 거래가 발생한 것"이라며 "향후 매수자와 매도자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하락과 반등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집주인들이 가격을 포기하고 매수자들과의 줄다리기에서 진다면 하락 거래가 늘면서 ‘2차 하락’이 올 것"이라며 "이는 향후 2~3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