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도시가스가격, LNG 도입가격 보다 낮은 수준에 공급
일본, 복잡한 시장구조 등 원인 8년 만에 양국 가격격차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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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공급 배관. |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지역독점 구조의 한국 도시가스 요금이 완전 경쟁시장인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시장 완전 경쟁을 도입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의 도시가스를 사용 중인 셈이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022년 국내 주택용 도시가스가격은 각각 18.7원/MJ, 20.9원/MJ로 같은 기간 일본의 주택용 도시가스가격 41.4원/MJ 대비 약 44~50%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에 국제 도입가격 연동이 지연되면서 지난 2021년 양국의 주택용 도시가스가격 격차는 22.64원/MJ으로 최근 8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주택용 도시가스가격은 LNG 도입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2.35원/MJ)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경우 일본 주택용 도시가스가격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그 격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주택용 도시가스가격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일 양국의 주택용 도시가스가격은 지난 10여 년간 평균 약 23원/MJ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2년에는 그 격차가 33.75원/MJ으로 가장 크게 벌어진 바 있다.
2010년 대 초반은 고유가 시기로 양국 모두 가스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이지만, 일본의 경우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대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스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시장구조, 도입 원료비 단가, 공급비용, 세금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도시가스시장은 규제시장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일본은 2017년 4월 완전 자유화된 시장으로 전환됐다.
소매부문에서 우리나라는 34개의 도시가스사가 지역독점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일본은 시장자유화 정책에 따라 도시가스사업이 배관사업과 소매 공급업으로 분리됐다.
배관사업자는 2021년 기준 193개, 소매공급자는 올해 4월 기준 1356개가 존재한다. 2017년 4월 지역독점 공급체제에서 자유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소매공급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주요 도시가스 3사(도쿄?오사카?도호)의 배관부분에 대한 법적 분리가 이뤄졌으며, 그 외 도시가스사들은 배관부분 회계분리가 이뤄진 상태다.
양국 간 주택용 도시가스가격은 시장구조와 특성 차이로 인한 공급비와 그 외 원가배분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여 년간 양국의 평균 LNG 도입단가는 0.5원/MJ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용 도시가스가격과 도입단가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일본의 지난 10여 년간 평균 주택용 도시가스가격과 도입단가 차이는 32.33원/MJ으로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료비인 도입단가가 비슷하더라도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인해 최종 소비자 가격은 일본이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는 상황이다.
공급구조가 비교적 복잡한 우리나라의 주택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도입단가와의 소매 공급가격 차이가 20원/MJ 내외로 도시가스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도시가스에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는 양국 간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세다.
우리나라의 주택용 도시가스 세금비중은 9.1%로 유지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2013년 4.8%에서 2014년 7.4%, 2020년 9.1% 수준으로 높아졌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