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성장 벗어났지만…연간 '1%대' 저성장의 늪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5 15:32

민간소비 덕에 작년 4Q 역성장에서 반등

순수출 마이너스 기여도 줄어



올해 연간 성장률은 1.6% 하회 전망

IT회복 시점, 중국 리오프닝 등 불확실성 커

무역

▲부산 신선대부두 야적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난해 4분기 역성장했던 한국 경제가 1분기 반등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의 불확실성이 커 연간으로는 1%대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은 0.3%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 2020년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보인 후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다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4분기(-0.4%) 마이너스 전환했다. 그러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 성장에 따라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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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민간 소비는 지난해 2분기(2.9%)와 3분기(1.7%) 빠르게 회복하다 4분기(-0.6%)에 주춤했으나 올해 1분기(0.5%)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했다. 마스크 의무화 해제 이후 여행·공연 등 대면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 소비는 지난해 4분기 2.9% 성장하며 우리 경제를 지탱했으나 기저효과 등에 따라 올해 1분기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0.8% 성장에서 올해 1분기 0.2%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2.7% 늘었던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기계류를 중심으로 4.0%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 4분기 각각 4.6%, 3.7% 감소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3.8%, 3.5% 각각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부문은 부진했으나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1차 금속, 2차전지, 화학제품 등이 성장했다. 수입은 화학제품 등이 늘어 증가했다.

1분기 수출 증가 폭(3.8%)은 2021년 1분기(4.1%) 이후 2년 만에 최대였다.

성장기여도

▲자료=한국은행.


단 1분기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은 -0.1%포인트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단 지난해 4분기(-0.5%포인트)보다는 개선됐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4개 분기째 마이너스였다.

1분기 설비투자 기여도는 -0.4%포인트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0.3%포인트)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0.1%포인트)는 플러스(+)였다.

민간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1.3%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4%포인트로, 정부 기여도는 같은 기간 0.9%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전환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내수가 소비 중심으로 증가한 가운데 순수출의 마이너스 기여도가 줄어들면서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1분기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대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1.1%, 하반기 2.0%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이달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1.6%보다 더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1.7%에서 지난 2월 1.6%로 내렸는데, 다시 3개월 만에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대 성장률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2%대)를 하회한다. 또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빼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IT 경기 회복 시점이 불분명하고,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경제는 내수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어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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