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주가 폭락에 ‘은행권 공포’ 재점화…美 정부 개입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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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리퍼블릭 은행(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중소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하루 새 50% 가까이 폭락하자 은행권 공포가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개입을 통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잠재워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은 전날보다 49.37% 폭락한 8.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120달러대였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93% 넘게 폭락하면서 역대 처음으로 한 자릿수가 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폭락은 전날 공개된 1분기 실적보고서 때문이다.

보고서에서 드러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예금 보유액은 1045억달러(약 140조원)로, 작년 말보다 무려 720억 달러(40.8%) 감소했다. 시장의 1분기 예상 예금액 평균치는 1450억달러(약 194조원) 수준이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위기에 몰렸는데 예상보다 뱅크런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약 40조원)를 지원받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액은 1000억달러(약 134조원)가 넘는다.

특히, 연방준비은행(FRB) 등으로부터 빌린 1000억달러(약 134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대출로 얻는 이자보다 많아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현 상황을 ‘산송장’(Living Dead)이나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티모시 코피 애널리스트는 "이 은행은 살아남기 위해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DNA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생존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물밑에선 지난달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이후 미국 정부와 접촉했으며, 현재 다양한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생존책은 두 가지다.

지난달 300억달러를 지원받은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에 또 손을 벌리는 것과 SVB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자산을 넘기고 모든 예금에 대해 정부 보증을 받는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은행 측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 당사자를 소집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주택담보대출과 증권을 포함해 500억~1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자산의 상당 부분이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일 때 일으킨 장기주택담보대출인데, 이를 털어냄으로써 연방준비은행(FRB) 등 차입금에 대해 대출해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주택담보대출의 가치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신주인수권증권(warrant) 또는 우선주를 요구할 수 있으며, 누가 인수에 나설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 급락의 충격파는 다른 지역은행들에도 이어졌다.

이날 팩웨스트 뱅코프는 9% 가깝게 하락했고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6%)와 자이언스 뱅코프(-5%), 찰스 슈와브(-4%) 등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대형 은행인 JP모건도 2% 하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발 은행권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져 미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월가 분석가들도 은행권의 어려움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부는 다른 은행들로 위기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KBW 지역은행지수의 낙폭이 4% 미만으로 SVB 파산 전후와 비교해 크지 않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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