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시대 저물었는데…한국 원화 환율은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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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내리막길을 걸어가고 있음에도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원 오른 133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달러당 1342.9원까지 오르며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5.8% 올랐고, 연중 최저점인 지난 2월 2일(1220.3원) 대비로는 9.6%나 상승했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뱅크런 소식 이후 은행권 불안이 재점화한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주요 통화 중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주목받는다.

실제로 연합뉴스가 인용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27일 오후 3시 55분 기준 101.356으로, 지난 2월 2일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8일 105.883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미국의 은행권 불안 여파와 침체 우려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엔/달러 환율의 경우 연말 대비, 2월 2일 대비 각각 2.04%, 3.79% 올랐다. 다만 엔화 환율의 경우 다음날까지 진행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선 기존 금융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경우 역외 위안/달러 환율이 연말 대비 거의 변동이 없고, 2월 2일 대비로는 2.83% 상승한 상태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고공행진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유로당 1.1095달러까지 오르면서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31개 주요 통화 중에서 한국 원화보다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한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 러시아 루블, 노르웨이 크로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 정도다. 2월 2일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아르헨티나 페소와 루블 둘뿐이다.

이처럼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한 배경엔 기업들의 실적 악화, 한국의 수출 둔화 등의 요인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만 적자액이 4조 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인 3조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클라우디오 피론 전략가는 원화 약세 배경 중 하나로 중국을 비롯한 대외 수출 부진을 꼽는 한편, 한중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밖에 다음 달 한차례 정도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연내 0.25%포인트 정도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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