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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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그룹 회장, 국회의원, 병원장, 프로골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많은 인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가수 임창정 등 이미 알려진 인물들만 여러 명이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 대표도 자신은 손해를 본 피해자이며, 시세 조종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가 폭락의 배후로 김 회장을 지목한 상태다.
김 회장은 강력하게 반격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김 회장은 2일 서울경찰청에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라 대표의 발언은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임창정도 60억 피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주가 조작 의혹 모임에 참석한 영상 등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의혹을 더하는 중이다. 특히 임창정은 라 대표를 ‘종교’라 칭하며 청중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고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또 그는 주가조작세력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골프장 계약 자리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언급되는 사람마다 "나는 죄가 없다. 돈을 잃은 피해자다"라고만 외치고 있다.
주가조작의 정황들은 넘쳐나는데 피해자만 가득하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짜고 치는 ‘통정거래’는 불법이다. ‘운용자금 1조원 돌파’ 파티까지 열며 돈 버는 재미를 느끼던 그들의 모습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 서로 피해를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사 시절 ‘경제수사통’으로 불리던 이복현 금감원장은 "재산의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빠른 시일 내에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