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보톡스 잡아라…용병 vs. 토종 '세 대결' 돌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03 17:30

'세계 1위' 엘러간, 글로벌 애브비에 인수 시너지 기대



대웅제약, 1천억 투자 '나보타' 3공장 국내 건설 맞불



메디톡스·휴젤 쟁탈전 가세...종근당·휴온스 대응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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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왼쪽부터), 메디톡스의 ‘코어톡스’, 대웅제약의 ‘나보타’, 한국엘러간의 ‘보톡스’. 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최근 보툴리눔 톡신에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3일 한국애브비와 대웅제약 등에 따르면, 한국애브비는 지난 1일 한국엘러간과 국내법인 합병절차를 완료하고, 이날부터 단일법인으로 새로 출범했다. 합병 완료로 한국엘러간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 제품을 애브비의 상호로 국내판매에 들어갔다.

애브비는 세계 판매액 1위 의약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이며, 엘러간은 세계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보톡스’를 개발한 에스테틱 전문회사이다.

이번 합병은 지난 2020년 5월 이뤄진 미국 애브비 글로벌 본사의 앨러간 인수에 따른 후속조치로, 두 한국 법인은 사무실 통합, 교육프로그램 공동운영 등 통합을 준비해 왔다.

특히, 최근 국내 톡신 시장에서는 주름개선 등 미용을 넘어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과민성 방광, 만성 편두통 등 치료 용도의 수요와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어 애브비의 의약품 개발 역량과 엘러간의 에스테틱 분야 전문성이 국내 톡신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원조기업 엘러간은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지만, 유독 한국시장에서 국내기업 연합군에 밀리고 있다.

국내 톡신시장 1위는 지난해 기준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로 연매출 1608억원 수준이다. 보툴렉스의 국내 매출 규모도 5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대웅제약 ‘나보타’도 지난해 총 14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국내 매출이 320억원 차지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과 필러를 합쳐 지난해 국내 매출 600억원을 포함한 총 1696억원 실적을 거뒀다.

이밖에 종근당 ‘원더톡스’, 휴온스 ‘리즈톡스’도 각각 100억∼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엘러간의 지난해 매출은 836억원이다.

한국애브비·엘러간 합병 출범 이튿날인 지난 2일 대웅제약은 ‘나보타’ 제3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맞불을 지폈다.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시에 3공장을 건설해 해외수출 증가에 대비하고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등 차세대 제형의 톡신 제품을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대웅제약과의 톡신 균주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메디톡스는 아랍에미리트(UAE)에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톡신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비동물성 액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53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매년 9~10%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톡신 시장은 19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고령화 추세에 따른 성장 분야일 뿐 아니라, 미용 제품에 편중돼 있는 국내 톡신 시장도 글로벌 추세에 따라 치료용 제품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애브비·엘러간 통합 출범이 국내 업체들의 경쟁의식과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 의지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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