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로 놀란 가슴, 억대 프리미엄에 쓸어내려
시공사와 공사비 협의 난항…가격 하락에 영향?
전문가 "2~3년 후 둔촌주공에 급매물 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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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 4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거래가 이뤄지면서 향후 가격 변동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둔촌주공 공사현장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1만2000가구 이상으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이 분양가에 비해 4억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향후 가치 변동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둔촌주공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 2일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의 분양가였던 약 13억원에 비해 4억원 이상의 프리미엄(P·웃돈)이 붙은 것이다.
◇ 전매제한 완화에도 위기론…향후 가격 하락 예상도
앞서 지난달 7일부터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수도권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과밀억제권역에 속하는 둔촌주공은 전매제한이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축소됐으며 이는 당첨자 발표 이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오는 12월이 되면 분양권 거래가 가능하게 돼 당첨자들의 기대감은 커질 만큼 커져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실거주 의무 폐지’ 관련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보류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둔촌주공 청약에 신청한 당첨자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만약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둔촌주공은 더 이상 특별한 아파트가 아니며 이로 인해 가격 폭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억대 프리미엄이 붙은 거래가 이뤄지자 당첨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재 둔촌주공 전용면적 84㎡ 분양권 시세는 17~18억원대이며 일부 고층의 경우 20억원 이상을 호가하기도 한다.
◇ 끝나지 않는 둔촌주공의 위기
반면 일각에서는 시공단과의 공사비 협의 문제를 언급하며 둔촌주공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시공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추가 공사비 1조1385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맡겼지만 부동산원이 공사비 중 약 1630억원(14%)만 검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향후 장기 소송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문제가 소송전으로 번진다면 2025년 1월 예정된 입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일반분양 당첨자 거래가 가능해지는 올해 12월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 또한 뒤따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의 현재 가격은 고평가돼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급매물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번 거래 가격은 둔촌주공이 아무리 새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며 "조합원 물건이라 층수 및 조건 등이 좋겠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15억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지난해처럼 금리가 갑작스럽게 오르지 않는 이상, 집주인들도 저렴하게 팔고 싶지 않기 때문에 2~3년간은 버틸 것이다"면서도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줄다리기가 끝나면 급매물이 속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사비 문제에 관해서는 "공사가 늦어질수록 조합 측의 손해가 커지고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불합리하더라도 소송까지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