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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아시아에서 아웃퍼폼 해왔던 한국과 대만 증시가 앞으로 하락할 리스크가 있다"며 "TSMC와 삼성전자의 최대 시장인 미국은 성장 둔화, 은행권 불안, 부채한도 등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금리 선물시장에선 연준이 이르면 9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 인하할 가능성을 5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 예상대로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현실화되면 아시아 시장에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수경제가 견고한 국가에서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전략가들은 금융주에 이어 한국·대만 증시가 미국 경기침체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올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대만, 한국 주식과 테크 하드웨어 섹터가 미 은행권 불안 파장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 은행은 지난 1월 대만 주식에 대해 ‘중립’(marketweight) 의견을 내놨고 지난해 11월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금까지 기술, 반도체와 일부 중국 주식 등을 집중 매입한 자산운용사들이 이젠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내수가 강한 인도와 중국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HSBC 홀딩스의 헤럴드 반 데 린데 아시아태평양 증시 총괄은 "자동차, 스마트폰, TV 공급망과 연결된 수출 기업들이 취약해 보인다"며 "(자금이) 한국과 대만에서 인도로 이동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들은 이번 분기에 25억달러를 들여 인도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이와 비슷한 규모로 대만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인도 벤치마크 지수는 2분기에만 4% 넘게 급등해 상승률 측면에서 아시아 모든 지수들을 웃돌았다. 인도 경제가 올해 7% 성장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타이 휘 아시아시장 최고전략가는 "미국 경기 둔화, 중국 회복 가속화, 아시아 내수 등의 전반적인 경제 흐름이 현재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험 회피 심리가 발생하더라도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아 아시아 및 신흥국 자산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국 및 지역 내 수요 의존도가 강한 인터넷과 이커머스 등 서비스 주식들이 하드웨어 관련주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부연했다.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의 에블린 여 아시아 투자 총괄 역시 "중국과 인도가 현재 아시아의 성장 동력"이라며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남아시아 지역을 지목하면서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다"며 "기업 실적 성장률은 17%에 달해 은행과 기술 관련주들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인베스코의 데이비드 차오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연준 피벗 이후 "아시아가 글로벌 순환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며 동남아와 일본 여행 관련주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준 피벗에도 뉴욕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3900∼4000 범위에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나디아 로벨 주식 선임 전략가는 "금리가 마지막으로 인상된 시점부터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쳐왔기 때문에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후 매수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은행권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엔 결과가 다를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