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신약 발판 '흑자 전환' 도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08 17:29

지분투자 美제약사 6월 요소순환장애치료제 출시
매출 10~12% R&D로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활용

부광약품

▲이우현 부광약품 각자대표 겸 OCI홀딩스 회장(왼쪽), 유희원 부광약품 각자대표. 사진=OCI홀딩스, 부광약품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코로나 특수를 누린 감기약과 잇몸케어 치약 등 일반의약품(OTC)·의약외품 부문에서 꾸준히 매출을 늘려온 부광약품이 R&D 투자를 통한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로 ‘퀀텀 점프’를 노린다.

8일 부광약품에 따르면, 부광약품이 투자한 미국 신약개발회사 에이서테라퓨틱스는 요소(암모니아)를 몸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인 요소순환장애(요소회로이상증) 치료제 ‘올프루바’(성분명 페닐부티르산나트륨)를 다음달 미국에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부광약품이 수십억원대 지분투자를 한 에이서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 승인에 이어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올프루바를 비롯해 희귀질환 치료제 ‘에드시보’, ‘ACER-801’, ‘ACER-2820’ 등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의 전임상~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부광약품이 지분투자를 통해 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덴마크 바이오텍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치료제 ‘JM-010’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텍 다이나세라퓨틱스는 전립선암 개량신약 ‘SOL-804’의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또다른 지분투자 회사인 미국 바이오텍 임팩트바이오는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를 유전자기술로 강화시키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카티(CAR-T) 치료제’에 대해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은 연매출 2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중견 제약사이지만, 매출 1조원대의 국내 최상위 제약사 못지않은 활발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과 높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로 정평이 나 있다. 부광약품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매년 매출의 10.3~12.7%를 각각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풍부해 부광약품이 지난해 국내 임상 3상을 마친 조현병 치료제 ‘루라시돈’은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가 기대되고 있고, 고형암 치료제, 치매 치료제 등도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R&D 투자 확대 여파로 부광약품은 지난해 창립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4.6% 증가한 1909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2억3000만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타세놀 등 감기약과 빈혈치료제 훼로바, 잇몸케어 치약 시린메드 등 OTC·ETC·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이 두루 선전했지만, 콘테라파마의 JM-010 글로벌 임상 2상 돌입 등 R&D 비용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전임상에서 3상으로 갈수록 환자모집 등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각 단계마다 성공을 거둘수록 추후 비용이 더 든다. 이 때문에 임상 초기단계에 성공하고도 자금이 없어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극복하고 출시에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 신약 개발 분야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부광약품이 단기적으로 R&D 지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해 지분투자로 부광약품 경영에 합류한 국내 석유화학기업 OCI의 자금력과 임상전문가 출신인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의 관리능력이 결합되면 장기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하는 제약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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