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비중 34% 차지
부동산 가격 하락 및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영향 커
전문가 "2030세대, 강남3구에 내 집 마련 욕구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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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가 서울 내 지자체 중 2030세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2030 청년들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내 젊은층 매수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지역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아닌 송파구로 집계돼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만8104건이었으며 이중 2030은 약 31.29%에 해당하는 2만75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주요 매수층인 40대의 거래량(2만2575건)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들의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1월 5326건, 2월 1만14건, 3월 1만2226건으로 매월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또한 이와 같은 추세를 보였다.
2030대 청년들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월 358건, 2월 794건, 3월 1161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총 2313건을 기록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6681건건)의 34.62%를 차지했다.
이 중 2030세대의 거래가 가장 많이 나타난 지자체는 놀랍게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 하나인 송파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 송파구 2030 아파트 매매 거래량, 서울 지자체 중 1위
올해 송파구 내 2030세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12건으로 서울 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까지 2030세대 아파트 거래량이 압도적이었던 노도강의 같은 기간 거래량은 각각 노원구 191건, 도봉구 94건, 강북구 36건으로 송파구에 미치지 못했다.
2030대 청년들의 수요가 송파구에 몰린 것에는 아파트 가격 하락세와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영향을 끼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22년 4월 기준 105.5에서 지난 3월 94.2까지 떨어졌다.
실제 송파구에서는 올해 들어 억대 하락 거래가 이어졌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17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9월 기록된 동일 평형 신고가(24억5000만원)에 비해 6억7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9510가구 규모 대단지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일 17억9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1년 9월 23억7000만원에 거래된 신고가 대비 5억7500만원 떨어진 가격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지난 1월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고정금리로 대출해 주는 대출)으로 인해 송파구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한자리를 차지하는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27㎡는 올해 들어 8억원대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며 파크리오 전용면적 35㎡ 또한 9억원 이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 9억 이하 소형평수 위주 거래
잠실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파구는 강남3구 중 진입장벽이 가장 낮지만 입지가 훌륭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올해 계약한 소형 평수 아파트 주 고객은 2030대 젊은층이었다"며 "아무래도 특례보금자리론 출시가 송파구 2030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2030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송파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내 집 마련 욕구가 합쳐져 일어났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자금의 여유가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강남3구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욕구가 표출됨에 따라 2030세대의 송파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