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국내 HVDC 컨버터 및 케이블 분야 국제 경쟁력’ 발표
"늘어날 해상풍력 대비 HVDC 시너지 방안 모색해야"
![]() |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국내 HVDC 컨버터 및 케이블 분야 국제 경쟁력’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송기우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전력 관련 100년 넘는 역사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환경이 급변한 적은 없었습니다. 탄소중립을 추진하며 기존 에너지원을 전기로 대체하려 하는데, 전력 수요는 그만큼 늘어날 테니 이를 효율적으로 분산·배분할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4회 전력산업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장 교수는 ‘해저케이블 전력 연계선 분산전원 시대 연다’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 HVDC 컨버터 및 케이블 분야 국제 경쟁력’ 관련 주제 발표를 맡았다.
장 교수는 "국가 사정에 따라 미래 전력에 대한 모양이 다를 수 있겠지만 거의 공통된 주제는 탄소를 줄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탄소중립이나 무탄소 등 기술 개발이나 정책 제안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전기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인데 재생에너지원에 의존도도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역시 전세계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원 발전비율을 2018년 6.2%에서 2036년 30.6%로 늘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2030년과 2036년 상황을 잘 볼 필요가 있다"며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목표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60~70%까지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장 교수는 "우리가 쓰는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훨씬 크게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쓰고 남을 정도로 신재생에너지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이어 "발전설비용량도 엄청난 양으로 뛰어야 하지만 송전·변전 배전 설비 역시 엄청나게 같이 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장 교수는 "자동차 도로를 봐도 교통량이 집중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전력 관련)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으로 전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도로만 크게 건설하고 차가 알아서 가도록 하면 좋겠지만, 현재 여러 가지 상황 상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HVDC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해상풍력발전단지인데, 우리는 해상풍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이 점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맞추려면 해상풍력에 더욱 집중할테고, 더 멀리 더 먼 바다로 가면 더 대용량으로 해상풍력이 설치되고 전력 계통도 필요하게 된다"도 예상했다.
해외 사례도 풍부하게 공유했다. 장 교수는 "독일의 ULTRANER 프로젝트를 보면 보통 육지에서 200km 떨어져 있고 용량도 대용량"이라며 "340km의 거리를 HVDC 선로로 연결했고 컨버터를 활용해 전력 손실률을 낮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은 세계 최초로 무인 HVDC 해상 변전소를 만들었고 각 프로젝트마다 1.2GW의 풍력발전을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북해 해상풍력 연계 HVDC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하며 "앞으로는 대용량 표준화에 대한 기술격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 회사간 기술력 격차가 줄고, 우리는 이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 교수는 국내 HVDC 기술 현황에 대해 "KAPES가 GE로부터 기술이전과 프로젝트 수행을 동시에 진행 중이고 기술이전은 약 80%까지 마무리됐다"며 "VSC HVDC 기술은 효성중공업 등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전력 시장 트렌드 관련 "케이블은 용량이 커지고 선로는 장거리화 되고 바다 깊은 곳으로 가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HVDC 케이블 종류 및 특성도 다양한데 절연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 중 최근 연구의 중심은 XLPE 절연방식 케이블"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도 525kV급 케이블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해외 케이블 제조사는 640kV급 케이블 시스템까지 개발을 완료했으며, 525kV급 케이블 시스템 상용화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서 525kV급 XLPE 케이블 시스템 개발 및 인증이 화두"라며 "국제 표준에 근거한 시스템 테스를 완료한 만큼 앞으로 해상풍력연계 사업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도로만 확장하면 된다’ 방식으로 전력 사업에 접근했는데 한전 등도 앞으로 송전설비 계획 등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며 "도로 확장보다는 있는 도로를 잘 쓰는 방향으로 가고 기술력이 확보된 HVDC 시너지 방안 등을 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HVDC를 비롯한 전력 관련 우리나라 기술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