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보려면 이날까진 굶어 죽어야" 세뇌, 133명 대학살 중 장기적출도...케냐 사이비 참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10 08:56
clip20230510085532

▲사이비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케냐 사이비 교주 대학살 사태가 국제사회에 거듭 충격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 일간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은 케냐 경찰이 9일(현지시간)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시신 21구를 추가로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인도양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교회 주변 800에이커(약 323만 7000㎡) 규모 샤카홀라 숲이다.

이에 총 사망 신도 숫자는 133명으로 집계됐다. 구출된 인원은 이날 구조된 5명을 더해 모두 68명이다.

앞서 이 교회 사이비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는 신도들에게 지난달 15일을 ‘종말의 날’로 예언하며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고 종용했다.

이에 신도들이 집단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면서 멕켄지 역시 기소됐다.

신도들은 맥켄지 교리에 따라 숲속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간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는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이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하고 질식사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 부검 결과 이들 시신에선 장기가 적출된 흔적이 발견돼 충격을 더했다.

이날 수도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시신 중 일부는 장기가 제거됐고, 경찰은 용의자들이 신체 부위를 강제 적출했다고 주장했다.

마틴 무네네 수석 조사관은 "보고서에 따르면 발굴된 희생자 시신 중 일부에서 장기가 사라졌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인체 장기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관은 유명 텔레비전 전도사 에제키엘 오데로가 맥켄지 추종자들로부터 "막대한 현금을 송금 받았다"고도 했다.

오데로는 지난달 같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돼 최근 보석이 허가된 상태다.

이 가운데 나이로비 법원은 당국에 오데로 소유한 20개 이상 은행 계좌를 동결하라고 명령했다.

키투레 킨디키 내무장관은 사건 현장에 도착해 지난주 악천후로 중단된 시신 발굴 작업이 이날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킨디키 장관은 이에 "극도로 조직화한 범죄"라며 "무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시신이 더 나올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 맥켄지가 과거 범법 전력에도 그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범죄에 연루된 현지 교회들과 이단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hg3to8@ekn.kr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