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영업익 전년 동기대비 3조5200억원↓
정제마진 하락 추이에 배럴당 3달러 하회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 반등 가늠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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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유업계가 1년만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이 곤두박질 친 탓이다. 2분기 역시 고유가와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힘든 분위기다. 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지 않은데다 정제마진 회복 시점도 장담하기 힘들다며 향후 국제 정세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부문의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748억원(전년 1조5067억원, -81.8%)을, 에쓰오일은 2906억원(전년 1조2022억원, -75.8%), GS칼텍스 1464억원(전년 1조609억원, -86.2%), HD현대오일뱅크는 1934억원(전년 6561억원, -70.9%)을 기록했다.
정유 4사의 정유부문 1분기 영업이익만 따져 봤을 때,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3조5200억원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업계는 세계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을 가늠하는 지표다. 보통 배럴당 4∼5달러, 또는 5∼6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최근 정제마진은 원유와 정제품 수요 감소로 인한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하락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4월 셋째 주부터 배럴당 3달러 수준으로 하회했으며 넷째 주엔 2.4달러, 5월 첫째 주엔 2.6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사 입장에선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유가 흐름과 정제마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곤 있으나,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제마진 회복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2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전년과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올해 정제마진이 배럴당 2달러 수준까지 급락한데다가, 글로벌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전방산업이 침체되면서 석유제품 수요 역시 살아나지 않고 있어 2분기 실적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