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슈거 트렌드 확산에 신제품·모델 내세워 선점경쟁
코카콜라, 걸그룹 뉴진스 발탁 '제로레몬' 공격마케팅
롯데칠성 '펩시 제로망고' 제품군 늘리고 "우리가 1위"
▲코카콜라 제로 레몬(왼쪽)과 펩시 제로슈거 망고. 사진=각 사 |
국내 식음료 시장에서 ‘제로 슈거’ 열풍이 거세지면서 덩달아 제로 콜라 시장도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자 펩시콜라 국내 판권을 보유한 롯데칠성음료가 올 들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에 속도를 내자 한국코카콜라가 뒤질세라 맞불을 놓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형국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03억원대인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1년 2189억원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수요도 늘어 편의점 판매 기준 전체 음료 매출 중 제로 탄산음료 비중이 2021년 22.5%에서 지난해 32%, 올 1분기 40% 초반대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이 확대되자 한국코카콜라는 이달 1일부터 신제품 ‘코카콜라 제로 레몬’ 정식 판매를 시작하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2016년 국내에서 ‘코카콜라 레몬’ 맛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소비자 선택권을 고려해 기존 코카콜라 제로에 레몬향을 더한 제품까지 넓혔다는 설명이다.
신제품 출시에 앞서 지난 3월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들이 부른 CM(광고음악)송 ‘제로’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면서 젊은 고객 관심을 모은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달 3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이달 10일 기준 조회수 1452만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펩시 제로’를 시작으로 뒤늦게 시장에 참전한 만큼 지난해부터 제품군 확대를 중심으로 마케팅 강도를 올리고 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펩시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에 이어 지난해 3월 ‘탐스 제로’, 올 2월 ‘밀키스 제로’ 등 매년 제로 슈거음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신제품 출시 속도를 앞당기면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음료 포트폴리오 중 제로 탄산음료 비중만 20%를 차지했다. 올 들어서도 페트병 형태의 ‘펩시 제로슈거 망고’ 제품을 선보이는가하면, 추후 캔 제품과 무라별 페트병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로 펩시 슈거’ 브랜드 모델로 아이유와 인연을 이어가면서 콘셉트 포토도 공개하는 등 마케팅도 힘주고 있다.
점유율 측면에서 빠른 성장세도 보이고 있다. 편의점을 포함한 일부 소매 채널은 ‘펩시 제로’가 ‘코카콜라 제로’를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판매 기준 올 3월 말 펩시 제로 비중은 34%로 같은 기간 31.5%를 기록한 코카콜라 제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코카콜라 제로를 첫 선보이며 그동안 국내 제로 슈가 탄산음료 시장을 독점해왔다고 평가받던 한국코카콜라 입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코카콜라 제로 판매량은 편의점이 가장 높지만, 슈퍼·대형마트·음식점·이커머스 등 판매처가 다양하다"라며 "현재 시장조사업체 가운데 전체 채널 결과를 반영한 곳이 없는데다 업계추정 수치도 특정 채널에 한정되고 덤증정 같은 마케팅에 따른 일시적 결과"라며 펩시 제로 비중을 평가절하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