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과 상표권 종료, 상품명·디자인 교체
호랑이 디자인, 원조맛 바탕 향·저도주 대중화
서울숲에 팝업매장…탄산수 등 신제품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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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상 세븐브로이 부사장 겸 브루마스터. 사진=세븐브로이맥주 |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 ‘숲속양조장:세로 ON 대표’를 선보인 국내 대표 수제맥주사 세븐브로이의 김희상 부사장 겸 브루마스터는 이날 미디어 행사에서 자신들의 인기 제품 ‘곰표 밀맥주’를 ‘이 술’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대한제분의 ‘곰표’ 상표권 계약이 종료된 때문으로, 서울숲 팝업매장의 명칭도 새로 바꾼 ‘대표 밀맥주’에서 따와 붙였다.
더욱이 대한제분이 상표권 재계약을 세븐브로이가 아닌 제주맥주로 선정한 뒤 곰표 밀맥주 시즌2를 선보인다는 입장을 표명한 터라 세븐브로이로선 ‘곰표 밀맥주’를 좋아했던 소비자들에게 제품명만 바뀐 ‘대표 밀맥주’가 같은 수제맥주임을 알리고 싶어도 ‘남의 맥주’가 될 제품을 선전해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의 맛은 그대로이며 이름과 패키지만 바꾼 자체 ‘대표밀맥주’로 원조의 명맥을 잇겠다는 전략을 이번 ‘숲속양조장:세로 ON 대표’ 팝업매장에서 분명히 보여줬다.
지난 2020년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이후 3년 동안 6000만 캔 이상 판매고를 올린 세븐브로이의 베스트셀러였다. 수제맥주 단독 제품으로는 판매량 1위도 기록할 정도로 이색 협업의 성공 사례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계약 종료로 더이상 ‘곰표’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는 탓에 세븐브로이는 대표 밀맥주로 바꿔 지난달 26일부터 편의점 CU에 단독 출시하고 ‘밀맥주 원조 타이틀’ 방어에 나섰다.
이날 미디어행사에서 김희상 부사장은 "곰표를 뗀 지 약 한 달 째인데 매출 부분에서 분명히 변화는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직 대표밀맥주가 기존 곰표밀맥주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지만 이를 감안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 확산을 위한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세븐브로이의 의지는 창립 20년 만에 최초로 팝업 매장 ‘숲속양조장’을 연 것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숲 인근에 자리잡은 팝업 매장은 이달 28일까지 운영된다. 세븐브로이가 처음으로 수제맥주를 만든 횡성 브루어리를 콘셉트로 삼아 곳곳에 대표밀맥주 캐릭터인 호랑이 디자인을 볼 수 있고, 방문객을 위한 포토존도 마련해 놓아 눈길을 끌었다.
방문객 특별 혜택도 준비했다. 편의점 판매가 기준 1만1000원인 대표 밀맥주(5캔)을 1만원에 판매하며, 행사기간에 매일 선착순 방문객 1000명에게 대표밀맥주 시음 기회도 제공한다.
회사가 밀맥주 원조의 맛을 강조한 만큼 곰표 대신 호랑이표로 바뀌었다고 밀맥주 본연의 맛이 달라진 건 아니다. 현장에서 직접 마셔보니 먼저 달콤하고 향긋한 과일향이 입 안에 퍼지고, 부드러운 거품은 목넘김과 깔끔한 끝맛을 더해줬다.
세븐브로이는 새로 출발하는 대표밀맥주의 술맛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 기존대로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콘셉트에 대중성을 넓히는 작은 변화를 주었다고 강조했다.
즉,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복숭아·파인애플·패션후르츠 등 3가지 과일 향을 적용했고, 알코올 함량 4.5%의 저도주로 ‘맥알못(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마실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었다.
아울러 대표밀맥주 일변도 사업이 아닌 다양화된 술소비 트렌드에 맞춰 논알코올·하이볼·탄산수 같은 제품군도 신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숲속양조장 팝업 매장에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탄산수 ‘홉파클링’을 시범 판매하고 있다. 당류와 탄수화물·향료를 첨가하지 않은 홉파클링은 맥주향 풍미가 감도는 것이 특징이다.
김 부사장은 "대표밀맥주로 세븐브로이 수제맥주를 다시 판매하면서 ‘집 나갔던 밀맥주가 돌아온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소비자가 즐겼던 맥주가 그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 술’이라는 걸 알리고자 여러 프로모션과 홍보 프로그램들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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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 세븐브로이 팝업 매장 내부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