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다큐→책방→유튜브, "잊혀지고 싶다"던 文의 변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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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고(故) 문재학 열사 묘역을 참배하는 모습.공동취재/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재임 중 "임기를 마치면 잊힌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속해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은 지난달 26일 영업 시작과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 19일 유튜브까지 운영을 시작했다.

유튜브 구독자는 이날 오후 4500여명을 넘겼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 5000명에 이른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운영 전부터 개인 SNS 등을 통해 각종 정치현안을 책과 연결 지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 급소로 꼽혔던 조국 법무부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해선 법원이 조 전 장관에 유죄를 선고한 이후에도, 조 전 장관 책을 추천하며 추켜세웠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책이) 한국사회의 법과 정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며 "갖은 어려움 속에서 꽃을 피워낸 저자의 공력이 빛난다"고 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를 통해서도 윤석열 정부를 겨냥,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연인으로서 잊혀질 수 없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 영역에서는 이제 잊혀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것인데 끊임없이 저를 현실정치로 소환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 의지와 무관하게 현 정부 공세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이런 내용은 진보성향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통해 영화 인터뷰 중 일부가 공개된 것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밖에도 제주 4·3, 광주 5·18 등 정치적으로 주목 받는 기념일에 직접 참석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별도로 일정을 수행했지만, 민주당 정치인들은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7일 5·18묘지 참배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조오섭 민주당 의원,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등이 동행했다.

이런 장면은 문 전 대통령이 각종 리스크에 직면한 이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MBC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발족되고 난 이후 문 전 대통령을 세 번을 찾아뵀다"며 "문 전 대통령하고 현 지도부, 이재명 대표하고는 소통이 잘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요새 민주당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는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열기가 뜨겁게 느껴졌다"고도 말했다.

다만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보유 논란’ 등 잇따른 악재로 당이 수세에 몰린 상황은 문 전 대통령 공개 행보 확대와도 지속 연결될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활동 보폭을 넓히면서 정치 행보를 본격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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