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AI 신약개발 '합동작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1 17:00

제약바이오협회 포럼서 'K-멜로디' 프로젝트 제시



유럽 10개 제약사 공동추진 EU-멜로디 벤치마킹



클라우딩 등 분산기술 활용 AI가 '연합학습' 수행

기업기밀·환자의료정보 유출없어…정부 내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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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이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AI 신약개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인공지능(AI)신약개발에 필수인 빅데이터 활용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기업 지식재산권 보호’과 ‘환자 의료데이터 유출’ 문제를 제거하기 위한 해법찾기에 나섰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9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AI 주도 신약개발, 제약바이오 혁신의 새로운 시대’ 포럼을 개최하고, 데이터 유출 우려 없는 AI 신약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 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김우연 센터장은 "동아에스티·JW중외제약·보령 등 제약사들이 온코크로스·스탠다임 등 AI 분야 스타트업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AI신약 개발 공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기술개발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공사례는 부족하다"고 김 센터장은 지적했다.

특히, 인력확충·투자확대 외에 공공데이터의 복잡한 사용절차, 의료데이터의 접근 어려움 등 빅데이터 활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해 AI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예종철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럽 10개 제약사가 공동 추진 중인 민간 데이터 공동활용 프로젝트 ‘EU-멜로디(EU-MELLODDY)’를 벤치마킹한 ‘K-멜로디(K-MELLODDY)’와 핵심기술인 ‘연합학습(FL)’을 소개했다.

K-멜로디 프로젝트는 AI가 클라우드 등 분산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연합학습(FL)’을 통해 각 제약사가 보유한 데이터의 물리적 공유 없이 각 제약사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보다 정교하게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연합작전’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약개발과정에서 AI는 초기단계인 후보물질 발굴단계에 집중 활용된다. 약물로 활용가능한 수많은 화학·생물학 물질과 3만가지에 이르는 인간 질환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예측해 특정 질환을 위한 특정 치료물질을 기존 수 년에서 수 주일 또는 수 개월만에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제약사가 보유한 신약개발·임상 데이터와 병·의원의 환자진료 데이터 등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인데, 이는 기업의 기밀누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국내 법제도상 병·의원은 환자진료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

예 교수는 "민간기업 데이터는 최신 성과를 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나 데이터의 소량화·지적재산권 문제 등이 있어 AI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다기관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체계 구축을 통해 우리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투자비를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유출 없이 AI로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술은 카카오그룹의 헬스케어 계열사 카카오헬스케어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올해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의료데이터 관리플랫폼’은 각 의료기관의 환자 데이터를 카카오로 가져와 카카오 내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솔루션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카카오헬스케어의 AI 알고리즘을 병원에 보내 병원 내에서 환자 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방식이라 환자 데이터 외부 반출이 없다.

정부는 연합학습 기반 AI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내년 K-멜로디 프로젝트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연합학습 기반 AI 모델이 단독 AI 모델에 비해 성능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은 EU 멜로디 프로젝트에서 확인됐다"며 "한국형 멜로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데이터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신약개발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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